소개팅, 첫 만남, 심지어는 면접에서도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질문이 있다. 바로 'MBTI'다. MBTI란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유행 중인 성격 유형 검사 테스트다. 하지만 최근 MBTI는 단순 가십거리로 그치지 않고 있다. 성격 유형에 순위를 매기고 특정 유형을 배척, 혐오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MBTI에 과몰입한 한국 사회가 점점 불편해진다는 김나영(임상병리, 21) 학생은 "다른 사람들이 MBTI만으로 사람을 평가한다는 생각에 이를 공개하는 것이 두렵다"며 "나 자신을 알아가기 위해 했던 검사 때문에 더욱 혼란스러워졌다"고 말했다.
배척당하는 MBTI 유형의 발생
MBTI 세계에서는 '사회생활 부적응자 유형'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유형이 있다. INFP, INTP, INTJ인데 이들을 두고 펼쳐진 도 넘은 사회적 비판이 문제다. INFP는 '씹프피'라는 명칭이 붙으며 "내향적이고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산다"는 인식을 심었다.
최근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몬'에서는 특정 MBTI는 지원이 불가하다는 자격 조건을 내걸었다. MBTI 결과 제출을 필수로 하는 기업 채용 공고가 등장하기도 했다. 취업 시장에서 능력이나 경험보다 성격 유형이 주가 돼 취업 장벽이 생긴다면 이는 또 다른 사회적 문제가 된다.
성격의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만들어진 MBTI는 또 다른 차별을 낳는 평가 기준이 돼버렸다. 김소희(관광경영, 21) 학생은 "성격 유형에 우열을 가리고 MBTI가 성격 증명서로 전락하면 취준생들은 자신의 MBTI를 숨기고 사회적으로 우호적인 MBTI를 거짓 기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국MBTI연구소 김재형 연구부장은 "(정식 검사는) 오리엔테이션을 받아야 하고 전문가로부터 결과에 대한 해석을 들은 후 상담까지 진행해야 온전한 검사다. MBTI뿐 아니라 모든 심리 검사는 이 과정을 거쳐야 하며 전문가 없이 자의로 받는 검사는 효력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의 MBTI 과몰입은 취업을 앞둔 MZ세대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왔다. MBTI의 본래 취지는 배제가 아닌 포용임을 기억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