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극한 폭염으로 인해 국내 온열질환 사망자가 작년보다 3배 늘어난 가운데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의 관측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7월 1일(토)부터 23일(일)까지 전 세계 평균 지표면 기온은 16.95로 2016년 7월의 16.63도의 기록을 상회했다. 이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구 온난화 시대는 끝났다. 지구 열대화 시대가 도래했다”고 경고했다.
폭염의 주요 원인은 기후변화다. 세계기상기여도(World Weather Attribution) 공동 책임자인 프리데리케 오토(Friederike Otto)는 “기후 변화가 이번 폭염의 주범이며, 모든 폭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럽 전역의 전례 없는 기온에 대한 언론 성명에서 “예전에는 드물었던 폭염이 이제는 흔해졌고 불가능할 것 같았던 폭염이 발생해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중에서도 이탈리아는 지난달 18일(화) 41.8도까지 치솟는 역대급 고온 현상이 나타나 일부 지역에서는 탈수 증세로 응급실에 실려 오는 환자들이 20~25% 증가했다. 미국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까지 8천 5백만 명을 대상으로 폭염 경보가 발효됐다. 피닉스의 경우 20일 연속 43도 이상의 고온을 기록했고 캘리포니아 일부 지역에서는 50도가 넘는 최고기온이 찍히기도 했다. 중국의 경우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고온일수’가 총 28일로 늘어 23년 만에 연간 고온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단순기온에서 바람, 습도의 영향까지 고려한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다. 무더운 7월과 8월 사이 일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특보가 발령되는 일이 잦았고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 일수 또한 평균일수를 넘어 지속됐다. 또한 지난 4일(금)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토)부터 8월 2일(수)까지 열탈진, 열사병 등의 증상을 경험한 온열질환자는 총 1,385명으로 지난해보다 29.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폭염에 대처하는 정부의 국민행동요령에는 △무더위 쉼터 이용 △취약계층 안전 확인 △TV, 라디오, 인터넷을 통해 기상상황 수시 확인 △실내ㆍ외 온도차를 5℃ 내외로 유지해 냉방병 예방 △생수나 이온음료 마시기 등이 있다.
그러나 국민행동요령만으로 폭염에 대비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매년 ‘기후변화대응지수’(CCPI)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생존에 있어 근본적인 선제대책이 필요하다. 기후변화는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며 결국 지구촌 모두에게 직결되는 문제다. 정부와 지자체의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 및 탄소 중립을 위해 노력하는 개개인의 적극성이 절실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