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천재 변호사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다룬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지난 8월 성황리에 종영했다. 많은 인기를 얻은 만큼 드라마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자폐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는 입장이 주를 이뤘지만 일각에서는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드라마”라는 평가가 있었다.
해당 드라마 속 주인공의 세계는 밝고 따뜻하며 주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 자폐로 겪는 고난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자폐를 우울하고 불행한 대상으로만 표현하지 않았다. 주인공 우영우가 소통과 공감에 어려움을 겪고 사회적 관계를 완만하게 형성하지는 못하지만 자신의 업무만큼은 완벽히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사회가 자폐인을 마냥 ‘도움의 대상’으로 보지 않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현실이었다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겪는 이의 꿈의 실현은 힘들었을 것이다. 그 꿈이 변호사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드라마 속 주변 인물들은 우영우가 ‘자폐인’이라는 것에 집중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들과 같은 변호사로 대해줬기에 따뜻하고 밝은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꿈같지 않다. 되려 우영우 신드롬으로 자폐인에 대한 인식 개선 이상의 부작용이 생겨났다. 모든 자폐인에게 “우영우처럼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드라마 콘텐츠로 자폐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지만 현실과 드라마의 차이는 구별돼야 한다. 사회에서 만나게 될 장애인들은 우영우처럼 천재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을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져도 특정 부분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지만 실제 자폐인을 만났을 때 “모든 자폐인은 천재적이다”라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
이러한 효과를 바탕으로 현실에서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포함한 소수자들의 인권이 존중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장애는 ‘보살핌이 아닌 공존’이다. 드라마와 현실은 다르지만 여러 형태의 장애를 지닌 개인을 대하는 시민들의 가치관과 태도가 바뀐다면 우리 사회의 모습도 분명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