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봉이 김선달, OTT 계정 공유 플랫폼을 보는 엇갈린 시선
현대판 봉이 김선달, OTT 계정 공유 플랫폼을 보는 엇갈린 시선
  • 박연수
  • 승인 2022.06.29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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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픽사베이)
(사진 출처: 픽사베이)

OTT 업계 종목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동시에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OTT 업체(웨이브, 티빙, 왓챠, 시즌)의 월간 사용자 수는 지난해 8월 기준 1천 203만 명으로 2021년 최고치를 경신한 뒤 11월에는 39만 명(3.2%)이나 이용자가 이탈했다.

발등에 불 떨어진 OTT 업계, 매출을 위한 노력은?

구독료에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들은 점차 지갑을 닫고 있지만 무료형 동영상은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무료형 OTT 영상에는 광고가 포함돼 있기에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아마존 등 다양한 OTT에서는 광고 기반 콘텐츠 제공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 4월 구글은 구글 앱스토어를 이용하는 모든 개발사를 대상으로 콘텐츠 추가 결제를 ‘인앱 결제방식’으로 변경했다. 이에 수수료를 지불해야만 하는 국내 OTT 업체는 구독 상품 가격을 약 15% 인상했다. 넷플릭스도 지난해 신규 가입자에 한해 11월 스탠다드 요금제는 12.5%, 프리미엄 요금제는 17.2% 인상했다.


넷플릭스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3개국(칠레, 코스타리카, 페루)부터 계정 공유 이용자에 대한 추가 요금 부과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기존 최대 4명까지 계정 공유가 가능했지만 가족 외 계정을 공유하는 경우, 계정을 추가할 때마다 요금을 받는 규제인 것이다.

새로운 사업 모델 'OTT 계정 공유 플랫폼'의 등장

OTT 계정 공유에 제약이 생기며 계정을 공유할 수 있는 '페이센스'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 서비스는 OTT사의 계정을 하루 400~600원을 받고 회원들에게 빌려주는 것이다. 페이센스 웹페이지에서 원하는 OTT 계정을 구입하면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발급되며 발급된 계정은 하루만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디즈니플러스, 라프텔 등 국내 주요 OT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페이센스 외에도 '피클플러스', '링키드' 등 계정 공유 플랫폼들은 일정의 수수료를 받으며 소비자들의 새로운 니즈를 공략하고 있다.

계정 공유 신사업의 수익과 특징

(사진 출처: 아시아 경제)
(사진 출처: 아시아 경제)

페이센스에서 제공하는 일일 이용권은 자주 품절돼 대기까지 해야 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넷플릭스를 기준으로 했을 때 구독권 한 장당 월 6만 2000원의 수익을 남길 것으로 보이며 콘텐츠 제작비와 중개 수수료 등 별다른 자본 없이도 장당 월 5만 5000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페이센스는 "이 서비스는 불법이 아니며 고객께 어떠한 피해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OTT 3사의 소송 강경 제기 시작


그러나 OTT 업계에서는 “계정 공유 사업들을 방치할 경우 OTT 업계에 큰 타격”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OTT는 이용권 양도 및 영리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입자 확보가 가장 중요한 OTT 사업상 페이센스 같은 계정 공유 플랫폼이 증가하면 가입자 이탈률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10일(금), 티빙, 웨이브, 왓챠 등 OTT 3사는 페이센스에 서비스 중단을 요청하는 내용 증명을 보냈다. 내용 증명에는 '페이센스의 약관 위반 사항과 이에 따른 민형사 법적 조치할 예정'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계정 공유 서비스에 OTT 업체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페이센스같은 사업이 등장하는 시기에 경쟁력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OTT 업체에서 ‘1일 구독권’을 제공하거나 ‘한 달 정액제’를 비롯한 ‘주간 이용권’을 추가하는 것이다. 또 3명 이하의 사람들이 계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동시 가능 인원수를 지나치게 제재하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한편 소비자들은 OTT 계정 공유 플랫폼의 사용이 위법은 아니나 자신들의 행동이 산업 생태계에 타격을 줄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더불어 OTT 이용 시 제공 약관에 어긋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용자의 바람직한 콘텐츠 소비 인식이 새롭고 즐거운 콘텐츠 생산을 위한 노력으로 이뤄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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