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명타 맞은 공연계, 회복을 위한 방안은?
코로나19 치명타 맞은 공연계, 회복을 위한 방안은?
  • 박미나 수습기자
  • 승인 2020.09.2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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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되며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9월 24일(목), 국내 경제가 경제 위기 수준의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고, 상반기 성장률은 -0.7%, 하반기는 -3.8%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자영업자가 18만 명 감소했고 수출이 불가능해지는 등 대부분의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운영 중단으로 비어있는 예술의전당 외벽(출처: 서울 문화 투데이)
코로나19로 인한 운영 중단으로 비어있는 예술의전당 외벽(출처: 서울 문화 투데이)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산업 중 하나가 공연산업이다. 대면접촉을 전제로 진행되던 공연산업은 생존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4월 이후 회복 추세를 보이는 듯했지만 지난 8월 확산세가 커지면서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상반기 전체 공연 매출액은 959억 원으로 작년 하반기 1,857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8월 공연 매출액은 159억 원으로 작년 동기간 대비 111억 원 급감했다. 현재 서울의 예술의 전당 외벽은 줄어든 공연계 매출을 확연하게 보여준다. 항상 공연 관련 현수막으로 빈 곳이 없었던 외벽은 현재 코로나19 극복의 염원이 담긴 현수막만이 걸려있을 뿐이다.

전례 없는 위기를 마주한 공연계는 크게 휘청이고 있다. 공연계가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원종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공연계에 일어날 변화는?

순천향대학교 원종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원종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Q. 코로나19 진행 상황이 길어지면서 공연계가 언택트 방식으로 공연을 영상화해서 유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연 방식이 앞으로 얼마나 활성화될까요?

A. 환경 자체가 너무 급격히 변화하기 때문에 섣불리 예측하거나 단언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 진행되는 공연의 영상화는 단순히 공연을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을 넘어 공연과 영상이 서로 영향을 받고 융합되어가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이러한 실험과 시도들이 빠르게 진행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융합, 진보, 진화가 많이 등장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부류의 실험들이 가속화되리라 예측합니다.

 

Q. 코로나19 이후의 공연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 예상하시나요?

A. 무대에서 거리를 둔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영상물의 제작이 활발해질 것이라 예상합니다. 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 이러한 제작 방식은 다시 무대만의 방식으로 성장할 것이고 영상과 무대가 공존하는 형태의 공연들이 다가올 것입니다

 

무대가 끝나지 않으려면...

Q. 올해 2월 문화체육관광부의 긴급지원이 있었고 서울시에서는 50억 원의 지원금이 있었지만, 아직도 공연계는 크게 휘청이고 있습니다. 공연계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지금까지의 공연이 개별 이익집단, 사업자들에 의해서 운용되는 시장이었다면 포스트 코로나에는 공연의 생존과 지속, 발전에 대한 사회 전 구성원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긴급지원금도 도움이 되지만 공연산업 규모보다 지원금의 액수는 적고 한정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습니다.

단순 지원금이 아니라 새로운 공연형식을 개척하고 소비에 대한 시장을 구축해주는 방식으로 해결되어야 합니다. 각 산업 분야가 각개전투로 살아남을 것이 아니라 융합과 교류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등교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문화예술 콘텐츠들은 아주 의미 있는 교육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공영방송의 예산을 문화예술에 더욱 과감하게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미디어들의 결합과 영상화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 공영방송과의 융합을 통해 만들어내는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Q. 사회적 분위기 측면에서도 공연계를 도울 수 있을까요?

A. 사람들은 경제가 어려워지면 문화나 예술에 대한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화예술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기본적인 생존의 욕구만 충족시키는 것으로는 행복하게 살기는 어렵습니다.

경제가 어렵고 위태로울수록 시민들을 위로하고 아픈 부분을 감싸 안아줄 수 있는 부류의 산업을 육성해야 합니다. 또한 서로를 위로하는 분위기의 조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기에 공연예술 분야가 너무 축소, 침체된다면 코로나19 극복 후에도 문화예술가들은 고사하여 사라졌을 수 있습니다.

이들이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주는 환경의 조성이 필요합니다. 공연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 공연장에서의 철저한 개인 방역과 공연을 소비하고 응원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