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버린 남극과 불타는 지구...이상기후 수준 ‘심각’
녹아버린 남극과 불타는 지구...이상기후 수준 ‘심각’
  • 박미나 수습기자
  • 승인 2020.09.01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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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 이상기후가 극심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마람비오 기지에 따르면 올해 2월 초 남극 최고기온은 20.75℃로 인류가 남극에 발을 디딘 이후 가장 높았다. 같은 날 남극 세종과학 기지 주변 기온은 8.3℃로 관측됐고 인근 부지는 눈이 녹아 맨땅이 드러났다.

 우리나라도 올해 겨울이 예년보다 온도가 높았고, 봄에는 한파, 여름철에는 이례적으로 긴 장마 등 작년보다 다양한 양상의 이상기후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 NHK 방송은 "규슈와 도호쿠 지역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폭우로 최소 5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했다. '얼음의 땅' 시베리아에서도 이상기후가 발견되고 있다. 유럽연합(EU) 산하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에 따르면 시베리아의 6월 최고 기온은 38℃를 기록했다. 이는 평년대비 10℃ 이상 높은 수치다.

눈이 녹아 맨땅이 드러난 세종과학기지 인근 부지(출처: 극지연구소 유튜브)
눈이 녹아 맨땅이 드러난 세종과학기지 인근 부지(출처: 극지연구소 유튜브)

 

이상기후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

 이상기후는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뜻했던 지난겨울의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 전국 곳곳에 매미나방, 미국 선녀벌레, 대벌레, 노린재 등의 돌발 해충이 발생했다. 남영우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월동 기간 때 90% 이상 죽는 곤충의 알이 죽지 않고 모두 부화해 이상 증식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 설명했다.

 우리나라에 없던 열대 지방 해충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러시아의 한 해안 마을에서 최근 폭염으로 인해 모기가 대량 증식했고, jtbc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플로리다에서는 바다의 평균 수온 상승으로 인해 물속 산소가 부족해져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산불의 주원인 ’기후변화‘

 대부분 전문가는 최근 세계적으로 자주 발생하는 산불의 주원인이 기후변화라 주장한다. 호주, 칠레, 시베리아, 브라질, 우리나라의 안동 등에서 발생했던 산불은 규모와 생태학적 손실이 컸으며 건조한 날씨로 진압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2019년 9월 초에 발생한 호주 산불은 진압에 장장 6개월이 걸렸다. WWF(세계자연기금)은 호주 산불로 인해 30억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이 죽거나 다쳤다고 밝혔다. 또한 전 세계 코알라 개체 수의 1/3인 약 8천 마리가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어 코알라는 ‘기능적 멸종 위기’(개체 수의 감소로 생태계 내에서 독자 생존이 불가능함) 상태에 놓이게 다.

 브라질의 경우 산불로 인해 세계 최대 습지 판타나우가 파괴다. 판타나우는 ‘지구의 콩팥’으로 불리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다양한 야생동물과 희귀종들의 서식지였던 판타나우의 파괴로 많은 종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

호주에서 산불이 발생해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됐다.(출처: 그린피스)
호주에서 산불이 발생해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됐다.(출처: 그린피스)

 국립 기상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한반도의 평균 온도는 1.8℃ 상승했고 지금 추세대로라면 21세기 후반 한반도 평균 온도는 4℃에서 최대 6℃가량 상승할 전망이다. 올해 6월 세계 평균 기온은 1980~2010년 6월 평균보다 0.95℃ 상승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지구의 온도가 파리기후 협약이 정한 마지노선에 더욱 가까워졌다"라고 경고했다.

 기후 위기는 우리 눈앞에 드러나는 순간부터 가속화되며 다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가급적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이는 지구에 사는 모두가 직면한 문제이며, 바로 지금이 개인의 관심과 노력, 세계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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