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심각해지는 학내가상 부정행위, 이대로 괜찮은가
점점 심각해지는 학내가상 부정행위, 이대로 괜찮은가
  • 천사랑
  • 정지애 (az0115@naver.com)
  • 승인 2019.10.12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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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캡쳐본
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캡쳐본

 

  사이버 강의라고도 불리는 학내가상은 교양이나 전공 학점을 취득하기 위해 듣는 강의다. 우리 대학은 6개의 교양 과목과 10개의 전공과목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이를 듣는 학생 수는 1,191명이다. 학내가상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강의 내용이 이해가 안 되면 몇 번이나 다시 들을 수 있다는 등의 장점이 있어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학내가상이 마주한 불편한 진실

  학내가상은 오프라인 수업보다 인원이 많기 때문에 신속한 채점을 위한 암기 위주의 객관식 또는 단답형 문제를 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학내가상에도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는데, 바로 학내가상을 듣는 일부 학생들의 집단적 부정행위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대학교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접속하면 '학내가상 △△ 과목 족보 교환해요', '학내가상 △△ 과목 단톡방 있나요?'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정 과목 기출문제 및 요약본을 말하는 일명 '족보'가 SNS상에 오가며 문제와 답안을 공유해 쉽게 점수를 얻으려는 학생들의 부정행위가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공정하게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은 큰 피해를 받고 있다.

 

다들 하니까 나도 한 번?

  지난 학기, A군은 학내가상이 자신에게 경제적시간적심리적 부담이 적다고 판단하여 학내가상 강좌에 등록했다. 그리고 시험 기간, 'SNS 단체대화방'을 발견했고 이내 들어갔다. 단체대화방을 통해 함께 문제 풀이하는 방식이 쉽게 학점을 얻을 수 있으리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단체대화방에 들어가면 과제와 시험 자료의 공유가 이루어진다. 시험 시작 전 단체대화방에 참여한 사람들은 방장으로부터 개인당 풀어야 할 문제를 배정받는다. 그 문제를 풀어내고 대화방에 공유하면 끝이다. 시험이 시작되면 대화방은 답을 공유하는 내용으로 가득 채워진다.

  이번 학기 학내가상을 듣는 B군은 "매년 강의 내용이 한정되어 있어 시험 문제가 유사하기 때문에 족보가 내려오는 건 어쩔 수 없다. 근본적으로 시험 내용 혹은 제도가 바뀌지 않는 이상 학내가상 부정행위는 근절되기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렇듯 일부 대학생들의 부정행위로 인하여 학내가상은 개인의 주체적인 공부가 아닌 정보의 유무에 따라 학점이 좌우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학사팀 "부정행위 적발 시 엄한 조치"

  학내가상 강의를 주관하는 학사팀 관계자는 부정행위에 대해 "근본적으로 학내가상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뒤이어 "부정행위에 대한 제보가 충분한 증빙 자료와 함께 제시되면 확인 후 해당 학생에게 엄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하는 교수의 입장

  현재 학내가상 강의를 진행 중인 미디어콘텐츠학과 김태현 교수는 이와 같은 부정행위 횡행의 가장 큰 원인을 '제도적 여건의 뒤처짐'이라 들었다. 김교수는 "교수들은 추세에 적합한 교육을 위한 계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교수학습센터는 이러한 교수들의 노력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주어 서로 학내가상의 개선점을 보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토론 또는 화상 시스템을 도입한 1대 1 시험과 같은 시험 위주로 평가하면 부정행위가 근절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수강생 스스로가 불공정을 자처하는 일을 삼가고 주체적으로 공부에 임하는 자세를 지니길 바란다"고 전했다.

 

  공부한 학생이 시험 점수가 잘 나오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이제는 학내가상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어 개선의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서로 학점 채우기에 매달려 사이버 강의의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부정행위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현실을 바꿀 방안이 어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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