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 끝으로 이끄는 더 나은 세상, 조선일보 김수언 기자를 만나다
펜 끝으로 이끄는 더 나은 세상, 조선일보 김수언 기자를 만나다
  • 김은총
  • 승인 2024.01.02 02: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일보 소속 김수언(신문방송학과, 11)기자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박지은 편집국장)
조선일보 소속 김수언(신문방송학과, 11)기자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박지은 편집국장)

 

Q. 안녕하세요. <순천향대 신문> 김은총 기자입니다.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에 흔쾌히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2011년도에 순천향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해 2017년도에 졸업한 동문 김수언입니다. 지역신문을 거쳐 올해 5월부터 조선일보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Q. 현재 기자님께서는 조선일보 편집국에서 신문 기자 생활을 하고 계십니다. 기자를 하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신문방송학과 졸업 이후 생계를 위해 취업 전선에 뛰어든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전공을 살려서 할 일을 찾던 도중 기자가 눈에 들어왔고 취업 준비 중 합격한 곳도 언론사였습니다.

 

Q. 방송기자와 신문기자 중 신문기자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먼저 현실적인 이유가 큽니다. 방송기자는 신문기자와 다르게 카메라 전형이 하나 더 있고 방송사도 많지 않아 진입 장벽이 더 높습니다. 그래서 취업에 더 유리한 신문기자를 선택한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신문기자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종이신문은 휘발되지 않는 자료로 남아있기 때문에 눈으로 천천히 읽을 수 있고 기사의 호흡과 문장의 깊이감을 담아낼 수 있는 포인트들이 많아 매력적입니다. 더불어 신문 지면에 김수언이라는 이름 석 자가 기재되는 것에 대한 로망도 있었습니다.

 

Q. 기자 생활을 하시며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A. 전 회사인 지역신문사에서 있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경기도청을 출입처로 두고 있던 2019년 당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친일파 청산이 사회적인 문화로 자리 잡았는데 경기도를 대표하는 노래가 알고 보니 친일파가 작곡한 곡이었습니다. 이것을 제가 가장 먼저 보도했고 경기도 뿐만 아니라 친일파가 작곡했거나 작곡가를 알 수 없는 곡이 전국에 열두 곡이나 있었습니다. 당시 경기도지사인 이재명 지사가 제 기사를 보고 노래 제창을 중단했고 경기도민의 공모를 받아 2년 만에 경기도 대표 노래가 바뀌었습니다. 이를 통해 저의 펜 끝에서 조그맣게라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인식하게 됐습니다.

이외에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마크했던 후보자가 당선된 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진심이라고 느낀 부분들에 대한 칼럼을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에 경기도지사가 칼럼을 읽고 글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마음에 새기겠다고 말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꾹꾹 눌러쓴 칼럼을 통해 1400만 명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경기도지사가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것에 많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Q. 조선일보에 입사하게 되신 특별한 이유와 입사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첫 직장은 경기도 일간지인 중부일보에서 시작해 문화체육부와 지역사회부에서 일하다 이후 경력이 쌓이자 정치부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경기도청과 정당을 출입하면서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 마크맨으로 일하며 여러 기사를 썼고 김동연 경기도지사로 바뀌었을 때에도 마크맨으로 일했습니다. 이후 20231월에 조선일보에 자리가 있는데 지원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아 경력 채용 시험을 보고 5월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지역신문에서 나름 보람을 느끼고 만족하고 있었기에 고민을 했지만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어 결론적으로 이직하게 됐습니다.

 

Q. 신문 기자로 활동하시면서 겪은 고충에는 무엇이 있나요?

A. 먼저 워라밸이 엉망입니다. 바로 어제인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야간 당직을 했습니다. 더불어 현장에서 대기하는 것과 새벽에도 일해야 하는 것 등의 고충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매일 새로운 것을 쏟아내야 한다는 발제의 어려움입니다. 기사를 만들어도 지면에 실릴지 인터넷에 실릴지 매일 시험을 치는 것 같은 압박감이 있습니다. 세 번째는 같은 부서와 같은 팀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 출입처에 기자 한 명 출입이 원칙이기에 기관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과 외로움이 있습니다. 또 팩트와 사실을 보도하더라도 외면당하는 시대입니다. 일명 기레기라고 불리며 기자 본인과 기사가 비난당할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언론사 임금이 높은 편도 아니며 사양산업이라는 한계도 존재합니다.

 

Q. 기자님이 개인적으로 생각하시는 기자로서 최우선 가치는 무엇인가요?

A. 내가 옳다는 확증편향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마음이 열려있어야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이럴 것이다라는 가정을 품고 시작을 하는데 취재를 하다 보면 그렇지 않은 게 많기 때문입니다. 아닌 것을 아닌 거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소수가 약자일 것이라는 생각, 다수가 강자일 것이라는 생각을 반대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합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은 관점에서 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편한 시각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자의식과잉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 건전한 언론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기자님은 우리 대학 신문방송학과 졸업생이신데, 대학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 혹은 도움을 받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저는 언론사와 관련된 대외활동 경험은 없습니다. 처음부터 주요 언론사에서 일하려고 언론고시를 준비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신 학과 전공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졸업 학점이 4.36으로 신문방송학과 수석과 사회과학대학의 수석으로 총장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취미로 신문과 기사를 읽는 것을 습관화했습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이 궁금했기에 시간이 없으면 기사 제목만이라도 읽으며 대학 생활을 채워나갔습니다. 그리고 이런 활동이 결과적으로 취업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전공 공부보다 스펙 쌓기와 대외활동에 더욱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반대로 전공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이 취업에 있어 큰 도움이 됐습니다.

 

Q. 기자를 꿈꾸는 청년들을 비롯해 취업을 준비하는 3, 4학년 후배들을 위한 조언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자기를 깨고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자신과 타협하지 말고 무엇이라도 꾸준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알바든, 공부든, 대외활동이든 적당히가 아닌 열심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대학 시절 키즈카페 알바를 하루 6시간이지만 하는 동안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이제는 뭐라도 끈기를 갖고 꾸준히 하는 게 스펙이 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능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모두가 힘들어서 안 한다고 하는 기자를 선택했고 꿋꿋이 이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나의 가치를 올렸다고 생각합니다. 전제는 매 순간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잘 해내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나요?

A. 이제는 학교가 다는 아닙니다. 흔히 말하는 '지잡대로 스스로를 규정짓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임을 기억하고 증명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고민하고 조금 더 좋은 사람, 바른 사람이 되려고 사소하게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나를 점점 나아지게 하는 것이며 내 능력을 올리는 일이니 점진적 우상향을 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안되는 걸 오래 붙잡기보단, 되는 방향으로 다른 기회들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