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학생이다. 우리는 성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른일까? 우리는 지금 성숙할까?

사람에게는 누구나 지금보다 성숙해지고 싶은 발전의 욕구가 있다. 성숙한 어른이 되고 싶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것'을 알아야 한다. 바로 '방어기제'다.

감정의 면역체계, 방어기제

'방어기제'는 심리학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는 용어로 '비자발적 대응기제'라고도 부른다. 우리 몸에 외부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면역체계가 발동된다. 매우 자연스럽게 말이다. 신체가 면역체계를 사용하여 우리의 몸을 지킨다면, 마음은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우리의 감정을 지킨다. 쉽게 말하자면 방어기제는 감정의 면역체계인 셈이다.

몸이 바이러스 침입이라는 상황에서 면역체계를 사용하는 것처럼, 감정은 어떤 상황에서 방어기제를 사용할까? 바로 '자아가 위협받을 때'다. 우리는 자아가 위협받을 때, 즉 감정적 상처가 생길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방어기제를 사용한다. 정확히 말하면 '사용 된다'는 표현이 맞다. 자신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우와 신포도>라는 이솝우화를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여우가 나무에 매달린 먹음직스러운 포도를 먹기 위해 있는 힘껏 뛰어보지만 아무리 뛰어도 포도에 닿지 않는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실패하자 여우는 떠나면서 이렇게 말한다. "저 포도는 어차피 신 포도라서 맛이 없을 거야"

이는 방어기제 사용의 좋은 예시다. 여우는 포도가 맛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먹기 위해 노력했지만, 포도를 먹지 못하게 되자 '실패감'이라는 감정적 상처를 입는다. 이 감정적 상처를 최소화하기 위해 포도를 못 먹는 현실을 인정하는 대신, 포도가 시기 때문에 먹을 가치가 없다는 핑계를 만들어 스스로를 속인다. 즉 자기합리화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한 것이다. "내가 못 먹는 게 아니라, 저 포도가 맛이 없어서 안 먹는 거야"

방어기제와 성숙도의 관계

방어기제는 성숙도에 따라 나눠진다. 미성숙한 방어기제로는 △억압 △부정 △투사 △수동적 공격성 △합리화 △신체화 △행동화 등이 있으며, 성숙한 방어기제로는 △이타주의 △승화 △유머 등이 있다. 이를 모두 설명하려면 기사가 아니라 논문을 써야 하니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다. 대신 간단한 예시를 통해 성숙한 방어기제와 미성숙한 방어기제의 차이점을 알아보자.

한 친구가 잔뜩 꾸민 A를 보며 "옷이 이게 뭐야? 아이돌이야?"라며 놀린다. A는 "어 맞아. 나 곧 데뷔할 거야"라고 말하며 재미있게 받아친다. 이와 같은 상황이 B에게도 생겼다. B는 친구에게 기분 나쁜 마음이 들지만 바로 표현하지 못 한다. B는 며칠 뒤 뜬금없이 "너 오늘 옷 되게 웃기다?"라며 날이 선 농담을 던져 친구를 당황시키고, 예쁜 옷을 입은 자신의 과거 사진을 친구가 있는 단체 채팅방에 보낸다.

같은 상황이지만 자신을 놀린 친구에게 A는 성숙한 방어기제 '유머'를, B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미성숙한 방어기제 '수동적 공격성'을 사용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어떤 방어기제를 쓰는지에 따라 사회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될 수도, 미성숙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이 평소 주로 어떤 방어기제를 쓰는지, 그것이 성숙한 방어기제인지 아닌지 판단해야 한다.

성숙해지기 위한 첫걸음

방어기제가 없는 사람은 없다. 그리고 당신이 어떤 방어기제를 쓰는지에 따라 성숙도를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방어기제를 한 번에 바꿀 수 있을까? 아니다. 방어기제는 유년기에 형성되어 지금까지 굳혀진 본능과도 같다. 또한 방어기제는 자아가 위협받을 때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바꾸기 어렵다.

그러나 설령 자신의 방어기제가 미성숙하더라도 낙담할 필요 없다. 미국의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 조지 베일런트는 '인간은 방어기제의 개념을 알고 자신을 돌아보는 것으로 성숙한 방어기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한다. 문제의 해결은 인지에서부터 시작된다.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자신의 방어기제가 무엇인지부터 파악해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