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일(화) 세계적인 청소년 야영 축제 '2023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새만금에서 개최됐다. 잼버리 대회는 전 세계 150개국의 회원국에서 청소년들과 지도자들이 참여한 세계 청소년 국제행사로 많은 청소년들이 부푼 꿈을 안고 잼버리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에서 폭염·태풍 등 재해대책 미흡, 응급 의료시스템 붕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협력 부족 등 총체적인 문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진상 규명을 원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새만금에서 개최된 잼버리는 개영 첫날, 한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웃돌아 폭염경보가 이어져 400명 이상의 온열환자가 발생했다. 조직위는 지난해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국방부 등과 긴급 상황 시 환자 이송 및 응급의료 지원 대책을 논의했으나 막상 실제 상황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폭염 문제가 불거진 직후엔 태풍 '카눈'의 북상이 위험 요인이 되었다. 이에 개영 8일 만에 대원 3만 7000여 명이 전국 8개 시·도로 대피를 결정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영국, 미국, 전북 스카우트 연맹, 싱가포르 대표단까지 퇴영을 결정했고 남은 대원들을 위해 남은 기간 동안 잼버리 프로그램을 이어갔다.
각 지역으로 흩어졌던 대원들의 남은 일정은 각 지역 지자체들이 맡아 진행했다. 새만금 야영장을 떠난 대원들은 조직위의 부실한 관리 속에서 스포츠 경기 관람, 멀티플렉스 투어 등 잼버리 취지와는 동떨어진 일정을 소화했다. 이에 대해 갑자기 잼버리 참가 대원을 관리할 책임을 떠맡게 된 공무원들은 하루 만에 프로그램을 급조하기엔 무리가 있어 대회의 운영 방침과 취지를 살리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에 잼버리 파행에 대한 책임 전가 공방이 과열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정 규모 이상의 국제 대회를 치를 때는 중앙정부와 지자체, 부처 간 협력 체계가 작동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명확한 컨트롤타워가 없는 조직 구성 자체가 잼버리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셈이다. 대회준비는 당연히 미흡할 수밖에 없었고 위기 상황에서는 혼란만 가중했다.
현재 'K팝 슈퍼 라이브'를 끝으로 잼버리 폐영식이 마무리됐다. 어른들의 실수이자 안일함으로 완벽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를 즐기지 못한 세계 청소년들에게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이번 잼버리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문제점을 찾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협력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