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살인예고 글, 모방 범죄의 불안감 확산
넘쳐나는 살인예고 글, 모방 범죄의 불안감 확산
  • 정수진
  • 승인 2023.08.30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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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21()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발생 후 29() 오전 9시 기준 살인 예고 글이 총 479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청은 총 479건을 수사해 236명을 검거하고 이 중 2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를 중심으로 많은 살인 예고 글이 올라오다가 작성자들이 구속되며 폭증되던 글은 점차 줄고 있다.

 

대부분 10. 익명이 불러온 영웅 심리

살인 예고 글 작성자 중 10대의 비율이 절반 정도로 높게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검거 후 조사 과정에서 장난 또는 호기심이라는 진술을 했다. 프로파일러 배상훈은 타인을 공격하는 한국 사회 특유의 인터넷 문화와 모방 심리가 강한 10대가 만나 새로운 청소년들의 일탈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사진=서울신문)
(사진=서울신문)

 

흉기 난동 예고 글이 SNS를 통해 무차별 확산되며 청소년층에게 일종의 유행처럼 번진 것이다. 이에 당사자는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데 제삼자인 시민의 불안감은 증폭되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익명성 뒤에 숨어 영웅 심리와 호기심을 바탕으로 인터넷 문화에서 우위에 서 과시하고 싶은 욕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모방 범죄 심각성. 규제 필요

살인 예고 글은 불안감 확산뿐만 아니라 실제 범죄로 이어질 수도 있기에 위험하다. 작성자는 장난으로 올린 글이라 하더라도 모방 범죄 욕구를 가진 사람을 자극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16()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온라인을 통해 살인 예고 글 작성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장난삼아 호기심으로 게재되는 살인 예고 글을 방지하기 위해 작성자에게 징역 최대 5년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릴 수 있는 법안이다. 현재는 살인 예고 글을 올리는 행위를 살인 예비나 협박 등의 혐의를 적용하기 때문에 살인 예고 글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어 범칙금 처분에 그치는 상황이다.

 

법안 강화뿐만 아니라 인터넷 공간에서 무분별하게 사회의 파문을 불러오는 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한 시점이다. 온라인 공간의 삐뚤어진 분노 표현과 무차별 살상 범죄에 대한 연구는 계속돼야 하며 각별한 관심을 통해 은둔 청소년 문제에 대해 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해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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