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교권, 교사의 인권은 어디에
추락하는 교권, 교사의 인권은 어디에
  • 정재겸
  • 승인 2023.08.3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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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보호의 불을 지핀 사건

서이초등학교 외벽 추모현장 (사진출처= 서울신문)
서이초등학교 외벽 추모현장 (사진출처= 서울신문)

 

지난 7월 18일(화) 서울서이초등학교에서 A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교사는 학급 내 학교폭력 사건 당일 학부모로부터 여러 차례 전화를 받았고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명 '연필사건'이라 불리는 학교폭력 사안은 한 학생이 자신의 가방을 연필로 찌르려는 학생을 막으려다 이마에 상처를 입은 사건이다.

 

해당 사건의 가해 학생 학부모는 A교사의 업무용 휴대전화 번호로 2차례 전화 이후에도 5차례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협조단 조사에서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A씨가 학부모 민원에 대해 굉장한 스트레스가 있었고 부적응 학생의 생활·학습 지도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외침

전국 교사 5차 집회 (사진출처= SBS뉴스)
전국 교사 5차 집회 (사진출처= SBS뉴스)

 

서이초 사건을 필두로 여러 교권침해 사례가 폭로되면서 교권보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22일(토) 서울 종각 보신각 앞에서의 1차 집회를 시작으로 최근 8월 19일(토) 여의도 국회 집회 앞에서 진행된 5차 집회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국교사일동'은 서이초 교사 진상규명과 더불어 구체적인 교권 강화 대책을 촉구했다. 5차 집회에서는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고시안이 비현실적이며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떨어진 교권과 학부모 갑질에 진절머리가 난 교사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교사들은 숨진 서이초 교사의 49재까지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교육부 입장

교권회복 및 보호강화 종합방안 발표 (사진출처= 뉴스1)
교권회복 및 보호강화 종합방안 발표 (사진출처= 뉴스1)

 

지속되는 전국교사일동의 집회에 8월 23일(수) 교육부는 '교권 회복 및 보호 강화 종합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종합방안은 지난 14일(월) 국회 공청회에서 발표된 시안을 보완한 최종안이다. 교육부는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에 교육 활동 침해 사항을 기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교권침해 행위가 학생부에 기재될 경우 입시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교육부는 교육활동 침해 학생과 피해 교사를 즉각 분리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현재는 즉시 분리 근거가 없는 탓에 교사가 특별휴가를 사용해 학생을 우회적으로 회피해왔다. 앞으로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침해 학생을 일정 기간 동안 학교장이 정한 공간으로 보내 원격수업을 하는 방식으로 분리하게 된다.

 

민원 대응 방식도 달라진다. 교원 개인이 학부모 민원을 떠맡는다는 지적에 학교장 책임의 '민원대응팀'이 신설됐다. 교감·행정실장·교육공무직 등 5명 이내로 꾸려지는 대응팀이 학교 대표전화로 접수되는 민원을 응대하고 민원 유형을 분류한다. 단순 민원은 대응팀이 직접 처리하고 교사 관리자 개입이 필요하면 협조를 얻어 처리한다.

 

교권은 특권이 아닌 교사의 인권

현시점에서 '교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은 교사가 학생들을 통솔할 힘을 갖기 전에 기본적인 인간이자 노동자로서 권리가 보장되어야 함을 뜻한다. 교사의 개인정보를 보호하여 때를 가리지 않는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노출되는 것을 막고, 무분별한 소송의 표적이 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학생이나 학부모의 무례한 요구와 폭언 및 폭행으로부터 보호받는 것은 교사가 '교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교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갖는 당연한 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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