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와 사람의 행복한 공존을 위하여, 교내 봉사동아리 ‘순애묘’
길고양이와 사람의 행복한 공존을 위하여, 교내 봉사동아리 ‘순애묘’
  • 박미나
  • 승인 2022.11.30 19: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순천향대 명물로 불리는 순처냥이’.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봉사 동아리인 순애묘는 길고양이와 인간의 행복한 공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순애묘에서 길고양이들을 돌보게된 계기와 활동, 어려움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2022.11.29.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Q. ‘순애묘동아리에 대한 소개말씀 부탁드립니다.

A. 순애묘는 2020년도 창립된 순천향대 봉사분과 중앙 동아리로서, 인간과 길고양이의 안전하고 행복한 공존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입니다. 교내 길고양이들을 대상으로 한 급식소 운영과 TNR(중성화수술)진행, 의료케어 등이 주 활동 내용입니다.

Q. 순애묘의 창립 동기나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순애묘가 만들어지기 몇 년 전부터 학교의 고양이들은 교수님들과 직원분들 그리고 몇몇 학생분들의 돌봄을 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돌봄 활동이 각자 이루어지고 있었기에 기존 돌보미분들과 소통하며 통합적인 돌봄 활동을 진행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순애묘에서 지향하는 길고양이 돌봄 활동은 단순히 고양이를 예뻐하는 것이 아닌, 급식소 운영과 TNR을 통해 고양이 개체 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여 지역사회 생태계를 구성하는 모두와 함께 공존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는 소수의 인원만으로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보다 많은 학생들이 직접 길고양이 돌봄 활동에 관심을 갖고 현장에서 배우며 공존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에 중앙동아리 형태로 순애묘를 개설하게 됐습니다.

Q. 순애묘에서 진행한 인식개선 캠페인과 해당 캠페인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A. 순애묘의 인식 개선 활동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뉠 수 있습니다. 교내 고양이에게 간식 주지 않기 길고양이 되도록 만지지 않기 새끼 고양이 함부로 구조하지 않기 고양이 급식소 운영과 TNR 사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우선, 교내 고양이들은 사료와 물을 매일 충분히 공급받고 있으며, 사람 음식, 습식 캔, 츄르와 같은 간식들은 치석이 쉽게 쌓여, 양치질을 할 수 없는 길고양이들은 구내염에 걸리기 쉬워집니다. 또한 길고양이는 간식량을 스스로 조절할 수 없어 여러 사람들이 주는 간식을 받아먹다 보면, 영양 불균형, 비만과 그에 따른 합병증 등의 건강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두 번째로, 국내법상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 수위가 낮은 편인 것과 더불어 길고양이는 피해를 주장할 주인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길고양이를 대상으로 하는 잔혹한 학대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이슈가 된 몇 가지의 사건 뿐만이 아니라 유행처럼 번지는 길고양이 혐오와 학대에 힘입어 전국에서 셀 수 없이 많은 길고양이들이 살해, 고문으로 유린당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한 번 사람을 따르게 된 고양이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도 받아들이게 됩니다. 사람을 피하지 않으며 먼저 다가가는 고양이는 가장 먼저 학대의 표적이 됨을, 내가 예뻐한 고양이가 학대의 최전방으로 떠밀릴 수 있음을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세 번째로, 새끼 고양이를 포함한 길고양이의 신중한 구조입니다. 깨끗한 새끼 고양이는 어미가 사냥을 나가거나, 다른 곳으로 이동 중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먼저 만지거나 구조해서는 안 되며, 먼 곳에서 최소 12시간 이상 지켜본 후 결정해야 합니다. 어미 고양이는 일반적으로 사람 냄새가 나는 새끼 고양이를 키우지 않고 버리기 때문에, 절대 먼저 손을 대거나 어미 고양이가 오지 못할 만큼 가까운 곳에서 지켜봐서는 안 됩니다. 또한 구조 전, 자신이 고양이를 입양하거나 입양처를 찾기 전까지 충분한 임시 보호가 가능한지, 치료에 필요한 금전적 여유가 있는지를 신중하게 고려해 결정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길고양이 급식소와 TNR 활동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매년 3만 마리가 넘는 집고양이 유기와 반복된 출산으로 증가하는 길고양이는 사람과 생활 반경이 겹칠 수 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길고양이로 인해 사람도 생활에 불편함을 겪고 있으며 이에 따른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고정적인 급식소 운영과 TNR로 중성화된 고양이 군집을 형성하여 관리하는 것으로 해당 구역 내 고양이 개체 수를 일정하게 유지함과 동시에 고양이 관련 민원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람의 불만을 줄이고 고양이의 삶의 질을 높여 서로에게 긍정적이고 행복한 공존을 이룰 수 있기에 해당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인식개선 캠페인은 축제 등의 행사 시 퀴즈와 포스터 부착, 이벤트 등의 활동, SNS 플랫폼에 카드 뉴스를 게시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22.11.29.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2022.11.29. 사진=굿모닝충청 채원상 기자

Q. 동아리에서 입양홍보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입양이 진행되는 아이들은 어떻게 결정되는지 궁금합니다.

A. 입양 결정을 내리는 기준은 우선 해당 고양이가 길에서 살아갈 수 없는 상태인지, 순화가 가능하여 사람과 함께 원만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구조와 장기 임시보호, 입양 홍보에 많은 인력과 자원이 필요한데 동아리 내에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를 복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예를 들자면, ‘애오는 유선종양이 발견되어 큰 수술을 진행했으며, ‘미랩이는 지나친 비만과 호흡기 질환을 앓았던 적이 있습니다. 두 고양이 더 이상 길에서 살아가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어 입양을 결정하게 됐습니다.

Q. 교내 고양이들을 위한 '겨울나기' 프로젝트가 있다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순애묘는 겨울이 다가오면 고양이들의 겨울집을 보수하거나 새로 만들어 각 영역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스테인리스 물그릇은 추운 날씨에 얼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플라스틱 물그릇으로 교체하여 사용합니다.

Q.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A. 주변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길고양이 대상 학대 사건, 길고양이 돌보미에 대한 적대적인 시선 등이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순애묘가 애묘인들이 고양이를 밖에 풀어놓고 키우는 동아리다, 순애묘가 밥을 주기 때문에 유해조수인 고양이가 늘어나고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인식 등은 꾸준히 받는 오해 중 일부입니다. 길고양이는 유해조수가 아님에도 이러한 오해를 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 점이 안타깝습니다.

출처='순애묘' 제공
출처='순애묘' 제공

Q. 입양자가 길고양이를 입양할 때 꼭 알아야 할 것이나 입양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A. 알레르기 유무, 동거인의 동의, 해당 거주지에서 반려 동물을 키울 수 있는지, 기존에 함께 살고 있던 고양이나 강아지가 있는 경우 구체적인 합사 방법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녀 계획이 있는 경우 어린아이가 있는 상황에서도 고양이를 반려할 수 있을지도 중요하며, 고양이 치료 및 케어에 필요한 금전적 여유가 있는지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고양이를 평생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이 가장 중요하면서 당연한 것 같습니다.

Q. 최근 길고양이들을 향한 학대범죄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길고양이들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고양이를 만지거나, 간식으로 유인하고 놀아주는 등 고양이를 순화시키는 행동을 자제하는 것과 다양한 동물 단체의 소식에 귀 기울이고 관심을 갖는 것 등이 있습니다. 학대 사건을 접할 시 마음이 아프고 힘들더라도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주변에 알리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나의 관심이 다른 고양이들의 학대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취재: 순천향대 신문, 순천향대 브랜드 홍보팀, 굿모닝 충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