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5명 중 4명이 경험하는 번아웃
캠퍼스에 벚꽃이 쏟아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무더운 여름이다. 방학 혹은 졸업을 앞두고, 번아웃 증후군을 경험하는 대학생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란 과업으로 인한 정신적·신체적 피로가 극에 달하여 탈진 상태에 이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청년들의 번아웃 현황은 여러 조사에서 보고된 바 있다. 지난 10월 ‘청년 쉬었음(번아웃) 심층 분석 및 정책 방향 연구‘에 담긴 내용’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청년 45명 중 취업 활동을 하지 않는 이들 중 상당수가 과거 직장에서의 번아웃 경험이 있었다. 또한 2017년 동아일보 조사에 따르면, 만 20세~29세가 ‘연령별 번아웃 지수’가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번아웃, 무기력과 게으름의 한 끗 차이
번아웃은 단순 게으름과 전혀 다르다. 번아웃의 대표 증상은 △탈진 △심리적 괴리 △냉소적 감정 △업무·효율의 저하다. 이는 정신과 신체 모두 지치는 상태에 이르러 무기력증과 피로감을 줄 뿐만 아니라 자기혐오, 직무 거부 등에도 빠질 수 있다. 이러한 번아웃을 지속적으로 겪으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대폭 증가할 수 있다.
번아웃 증후군은 ‘매슬라크 번아웃 인벤토리(MBI)’를 통해 측정할 수 있다. 소진 척도로 피로와 냉소, 직업 능률 총 3가지 항목을 측정하게 되는데 이때 3가지 모두 부정의 점수가 나오면 번아웃으로 판단된다.
MBI와 같은 정확한 진단을 거치지 않고 간혹 자신의 무기력과 게으름을 번아웃으로 착각하여, 증상 파악부터 오류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번아웃’은 가용 에너지가 바닥난 상태로써, 잔여 에너지가 있으나 방향 조절이 안 되는 ‘무기력’과 구분된다. 또한 무기력과 비슷한 ‘게으름’은 스스로 결정한 상태라는 점에서 구별된다. 따라서 섣부른 자가 진단이나 잘못된 전문가의 조언은 상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번아웃 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우선 몸을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활동성이 강한 취미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신에게 재충전의 시간을 주는 것이다. 규칙적으로 활동으로 신체적 건강함을 먼저 되찾으면, 건강한 정신이 자연스레 따라온다.
번아웃 증후군은 예고 없이 찾아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저자 홋타 슈고의 ‘효과 빠른 번아웃 처방전’처럼, 온전히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자기 자신에게 적당한 당근과 채찍을 주는 것이 좋은 해결법이 될 수 있다. 현시대를 살아가며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불꽃처럼 타오르는 우리에게 번아웃의 등장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대학생을 비롯한 많은 청년들이 번아웃이 진정한 사회인이 되기 위한 가벼운 성장통으로 지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