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5
제21대 대통령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 속, 민심의 향방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8일(수)부터 대선 후보 지지율 등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다. 유권자들 개인의 합리적 판단만으로 결정되는, 일명 ‘깜깜이 기간’에 들어선 것이다.
21대 대선은 오는 6월 3일(화)에 치러진다(오전 6시~오후 8시). 사전투표는 오는 29일(목)부터 30일(금)까지, 오전 6시~오후 6시까지 전국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진행할 수 있다. 18세 이상 국민(2007.06.04.에 태어난 사람까지 포함)이면 투표에 참여할 수 있으며,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 여권, 운전면허, 각급 학교의 학생증 등 신분증 지참이 필수다.
“이번 대선 반드시 투표” 86.0%
중앙선관위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526명을 대상으로 유권자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유권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이번 대선에 ‘반드시 투표할 것(86%)’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대선보다 3%p증가한 수치이다. 전 연령대에서 가장 관심도가 낮던 18~29세의 관심도 또한 84.2%로 지난 대선 대비 7.2%p 증가했다.
대선 투표를 통해 기대하는 효능감에 대한 조사에서는 ‘선거를 통해 국가 전체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에 84.9%, ‘선거를 통해서 나의 일상생활과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에 73.1%가 동의했다. 높은 투표 효능감이 확인된 만큼, 실제 투표율 상승도 예상된다.
후보자별 공약 총정리
대선 후보들의 공약집 발간은 28일을 끝으로 모두 제출되었으며, 이는 역대 대선 중 가장 늦은 시기로 기록됐다. 각 정당은 조기 대선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공약집을 제때 만들지 못했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유권자의 알 권리를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유권자의 판단을 돕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의 10대 공약을 정책순위 1~3순위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기호 1.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
이재명 후보는 정책 1순위로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 강국 도약’이라는 목표를 내세우며 ▲AI 등 신산업 집중 육성▲문화강국 실현을 위한 K-콘텐츠 지원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D 지원 확대 등 정부 예산의 증액으로 신산업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이다.
정책 2순위로는 ‘내란 극복을 통한 민주주의 위상 회복’을 내세우며 검찰 및 사법부 등 국가 권력 전반에 대한 구조적 개편을 예고했다.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및 기소권 남용에 대한 사법통제 강화▲검사 징계 파면 제도 도입▲대법관 정원 확대 등을 통해 검찰의 권한 축소 및 사법부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정책 3순위로는 ‘가계‧소상공인 활력 증진과 공정 경제의 실현’을 내세워 침체된 경제의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해당 공약은 ▲저금리 대환대출 등 정책자금 확대▲소상공인‧자영업자 사회안전망 확대▲주식시장 수급여건 개선 및 유동성 확충 등을 골자로 한 내수 경제 활성화 방안이다.
기호 2. 김문수(국민의힘) ‘새롭게 대한민국’
김문수 후보 또한 정책 1순위로 ‘자유 주도 성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기업 부담 완화를 목표로 한 경제 성장 공약을 내세웠다. ▲신기술‧신산업 분야에 대한 규제 철폐▲법인세 및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를 중심으로 민간 및 기업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책 2순위로는 ‘AI‧에너지 3대 강국 도약’을 제시했다. ▲AI 대학원 및 SW 중심대학 등의 정원 확대▲세계적 수준의 연구 중심 허브 육성▲과학기술부총리 신설 등을 통해 과학기술 연구가 발전하고, 과학기술인이 존중받을 수 있는 안정적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첨단 기술 인프라 강화로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책 3순위로는 ‘청년의 미래’를 내세워 청년 세대의 부담 완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세부적으로는 ▲청년 안심 국민연금 2차 개혁▲대학가 반값 월세존 조성▲333 청년 주택 공급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청년의 사회 진출 안정성 확보 및 가족 형성 단계의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이다.
기호 4. 이준석(개혁신당) ‘미래를 여는 선택’
이준석 후보는 정책 1순위로 ‘대통령 힘 빼고 일 잘하는 정부’라는 효율적이고 전문화된 정부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19개 부처에서 13개 부처 체제로 행정부 조직 개편▲안보·전략·사회 3부총리제 도입▲기획재정부 예산기획 기능 분리 등을 통해 실무 중심의 전문성 있는 작은 정부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책 2순위로는 ‘중국 베트남 공장을 다시 대한민국으로’라는 리쇼어링 촉진을 바탕으로 한 경제 활성화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리쇼어링은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다시 국내로 돌아오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외국인 노동자 임금 차등 적용 및 규제 완화▲외국인 노동자 정착 지원 강화 등의 정책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 및 러스트벨트 해소를 골자로 한 공약이다.
정책 3순위로는 ‘지차체‧법인세 자치권 부여로 지방 경쟁력 강화’를 내세웠다. ▲법인세 개편▲지역별 최저임금 자율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하며 지자체 간 경쟁을 촉진시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자체의 자율성 및 책임성의 강화로 별도의 중앙 정부 재정 투입 없이 운영 가능한 정책임을 강조했다.
기호 5. 권영국(민주노동당) ‘갈아엎자! 불평등 세상’
권영국 후보는 정책 1순위로 ‘증세를 통한 불평등 해소’를 내세웠다. ▲상속·증여세 90% 인상 및 최고세율 90%로 상향▲금융투자소득세와 가상자산세 당장 30% 실행▲윤석열 정부에서 추진된 부자감세 원상복구 등의 정책을 통해 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공약이다.
정책 2순위로는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노동권과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법 개정▲노동조합의 자유로운 정치활동 보장▲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성별임금공시제 등으로 노동자의 인권을 높이고자 하는 의지를 강조했다.
정책 3순위로는 ‘불평등을 넘어 함께 사는 경제구조’를 내세우며 다 같이 잘 사는 공생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부채 소멸시효 법제화▲자영업 부채 탕감 등의 정책은 부의 분배를 통한 경제 번영을 이룩하고자 하는 계획이다.
추가적인 공약과 더불어 이행 방법이나 재원조달 방안 등의 자세한 사항은 선관위 홈페이지나 각 정당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정책 검증, 민주주의의 마지막 관문
이번 대선에서 세 후보 모두, 주요 변수로 꼽히는 청년층의 표심을 겨냥해 다양한 청년 정책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 진흥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공약까지, 유사하면서도 각기 차별화된 형태로 제시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약의 실현 가능성과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이하 메니페스토본부)는 지난 26일, 세 주요 후보의 공약에 대해 “역대 대선 중 가장 늦은 정책공약집과 부실하기 그지없는 대차대조표를 내놨다”며 “10대 핵심 공약의 재원조차 추계하지 못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메니페스토본부는 ‘신뢰할 수 있는 사회 구축’을 목적으로 대통령, 국회의원, 지자체 등의 공약이행도 및 대국민 소통평가를 진행하는 민간 기업이다.
또한, 정책평가연구원(PERI)은 ‘나라살림게임’ 시뮬레이션을 통해, 주요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2055년 국가 부채가 200%가량 폭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재원 대책 없는 공약은 결국 미래세대에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제21대 대선은 단순 정권 교체를 넘어, 포퓰리즘을 경계하고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가늠하는 유권자의 판단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신중한 검토는 민주주의 구성원으로서 유권자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며,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이번 선거에 책임 있는 한 표 행사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은철 기자(dmscjf0908@sch.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