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의 파죽지세...‘이례적 호황’의 명암

2025-10-18     이은철

 

골드바와

 

금⦁주식⦁채권 모두 오르는 비정상적 랠리

미 동부시간 기준 10월 13일(월), 금 현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4,131.29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국제 금값은 사상 최고가를 잇달아 경신하며 57% 넘게 상승했다.

 

호황은 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뉴욕 증권시장 3대 지수와 한국⦁일본 등 주요국 증권시장 역시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증권시장(기업이나 정부가 자금을 모으고, 투자자가 주식과 채권 등의 금융상품이 거래되는 시장)과 금 같은 안전자산이 동시에 오르는 이례적 현상, 이른바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가 펼쳐지는 중이다. 여기서 안전자산은 금⦁국채처럼 금융 불안 시에도 가격 변동이 상대적으로 작은 자산, 위험자산은 주식처럼 기대수익은 크지만 변동성이 큰 자산을 말한다.

 

통상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주식은 서로 반비례 관계를 보이지만, 최근 들어 그 상관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이들의 이례적인 동반 상승 배경에는 경기 둔화 우려, 인플레이션 불확실성, 그리고 투자 심리 과열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겉보기엔 활황이지만, 그 이면엔 달러 지수 하락과 채권 선호 심리 등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의 단면이 숨어 있다.

 

빅테크에 대한 엇갈린 시그널

증권시장을 떠받치는 힘은 크게 세 가지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누적된 막대한 유동성과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 기술주 중심의 낙관 심리이다. 이 세 가지가 경기 둔화 우려를 덮고 있다.

 

미국 증권시장은 올해 4월 저점 대비 약 30% 상승하였다. 특히 AI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성장 기대가 시장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AI 관련 소수 대형주가 지수 상승을 과도하게 견인하고 있다는 점이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지적된다. 지난달 2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주가가 상당히 고평가돼 있다”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증권시장 과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국내 증권시장 또한 글로벌 AI 열풍과 정부의 투자 규제 완화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9월 기준 외국인과 기관은 약 9조 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상단을 지탱했고, 이 같은 수급 안정세는 코스피 지수 3,600선 돌파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금융 투자업계 관계자는 “AI⦁메모리 업종 중심의 수출 및 실적 반등,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맞물리면서 한국 증권시장이 재평가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한편, 오픈AI 샘 올트먼 CEO는 지난 8월 공개적으로 “AI 기업들의 가치가 이미 통제 불능 수준”이라며 ‘AI 거품론’을 언급했다. 그러나 주요 투자은행들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재 6,600선인 S&P500 지수가 2026년까지 7,200선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금 시세

올해 들어 국제 금 가격은 약 57% 상승했고, 은은 무려 70% 내외 급등했다.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한 금 시세는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와 맞물리며 장기적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금값 급등의 배경으로 달러 약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주요국 부채 증가를 복합 요인으로 꼽는다. 특히 불안정한 통화 가치에 대한 헤지(hedge) 수요가 급증하면서, 금은 단순한 안전자산을 넘어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헤지란 가격 변동 위험을 다른 자산으로 상쇄해 손실을 줄이려는 대비 거래다.

 

이러한 흐름은 경기 둔화 우려와 맞물려 채권 수요까지 확대시켰다. 이와 같은 비정상적 랠리는 단기적 자산 가격 상승의 이면에 글로벌 경기의 구조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함을 시사한다.

 

예측 불가능한 경제시장, 청년층이 가져야 할 태도는

최근 금리 인하 기대와 환율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청년층이 체감하는 경제적 불안은 여전하다. 고용 불확실성과 실질 소득 정체로 소비 심리는 위축되고, 자산 격차에 대한 우려가 오히려 투자 열기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2030세대 개인투자자 수는 2019년 145만 4030명에서 2021년 489만 9543명으로 3배가량 뛰었다. 이는 단순한 재테크 확산을 넘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심리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단기 수익을 좇는 투자 행태가 늘어나면서, 변동성 높은 시장에 노출되는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층의 투자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금융 이해력과 장기적 안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산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합리적 판단과 균형 잡힌 투자 태도가 청년층의 진정한 경제적 자립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는 것이다.

이은철 기자(2_agfe@sch.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