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이 된 암표... 대처 방안은 없나
“프로야구 천만 관중 시대”, “케이팝의 나라” 스포츠부터 공연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매진 신화가 쏟아지고 있다. 문화 활동이 활발해졌다는 건 청신호지만,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 인기를 따라잡지 못해 티켓팅이 과열됐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대표적으로 트로트 가수 임영웅 콘서트 예약에만 50만 명이 몰렸다. 2023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티켓이 300만 원에 팔리기도 했는데, 정가의 10배를 훨씬 웃도는 금액이다.
암표를 막기 위해 올해 3월부터 ‘공연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또한, ‘경범죄 처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대표 발의됐다. 법 외에도 티켓 플랫폼도 암표 차단에 힘을 쏟고 있다.
왜 모두가 노력을 가하고 있는데도 근절이 힘들까? 다양한 분야에서 티켓팅했을뿐만 아니라 부정 거래까지 직접 경험해본 사람들과 얘기해 보고자 한다.
선착순 방식의 한계
선착순 방식은 일정 시간부터 원하는 좌석을 선택 예매하는 것이다. 보편적으로 쓰이는 만큼 장단점도 많다. A씨는 “성공한다면 원하는 자리를 선택할 수 있지만, ‘대리티켓팅’(자신 명의 계정으로 타인이 티켓팅 하는 것), ‘아옮’(타인이 보유한 티켓을 취소하고 본인 명의 계정으로 업자가 재예매하는 것), 오프라인 양도 등 방식을 악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의자 뺏기 싸움이기 때문에, 구조상 악용 방법을 막기 힘들다.
마땅하지 않은 대체 방식
일본이나, 국내에서도 일부 사용하고 있는 추첨제에도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B씨는 “시공간적 압박은 없지만, 좋은 좌석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걸 보고 근본적인 해결법은 아니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선착순 방식에 비해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는 장점이 있지만,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암표 거래는 막기 힘들다.
효력을 잃어가는 선예매
기존 방식을 사용하되, 선예매로 팬에게 우선 혜택을 주는 건 어떨까? 하지만 선예매를 할 수 있는 멤버십을 상시 가입으로 판매하는 추세라 힘들다. 수도권 연고지의 프로 스포츠 구단 팬인 C씨는 “가입비가 있지만 가입 기간을 제한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티켓팅이 쉽지 않다.“고 답답한 경험을 공유했다. 언제든지 돈만 지불한다면 구단 팬이 아니어도 해당 구장에 자주 가는 사람이라면 혜택을 누릴 수 있어 무용지물에 가깝다.
플랫폼의 단속 강화
다만 무통장 입금 결제 제한, 취소표 대기 시스템 같은 플랫폼의 단속 강화는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아옮’(아이디 옮기기)을 진행한 D씨는 취소 후 재예매하는 과정 중 실패했다. 과거 암표를 양도받았던 E씨는 절차 강화로 인해 암표 거래를 시도조차 하고 있지 않다.
확실한 박멸 방법
법, 플랫폼의 기술 강화보다도 가장 효과가 확실한 암표 근절 방법이 있다. 소비자가 암표를 비롯한 티켓 부정거래를 하지 않는 것이다. 가고 싶은 콘서트, 경기 등을 언제든지 원하는 좌석에서 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럴 수 없는 냉혹한 현실이다. 다만 아쉬움을 참다 보면 기회는 오게 된다. 암표 거래는 나 자신에게 금전적 손해를 끼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암표 시장의 발달을 돕고, 정당한 방식으로 표를 구매하는 타인에게도 피해를 준다. 모두가 정정당당하게 관람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