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 늦깎이 대학생, 신현수 만학도를 만나다
순천향 늦깎이 대학생, 신현수 만학도를 만나다
  • 문희인
  • 승인 2022.03.24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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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엔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주말엔 대학에서 공부를 하며 늦게나마 꿈을 펼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만학도'로 만 25세부터 6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우리 대학 만학도는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가 넘는 시간까지 강의를 듣고 있으며 졸업 후 새로운 도전을 바라보고 있다. 이들 중 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신현수 만학도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신현수 만학도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문희인 기자)
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신현수 만학도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문희인 기자)

Q. 안녕하세요. 순천향대 신문 문희인 기자입니다.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소결정비팀 계장이자 경영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50세 신현수입니다.

 

Q.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한 이유와 경영학과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어렸을 땐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돈과 앞만 바라보고 쫓아갔어요. 이후 중년이 되면서 학업에 대한 의지가 생겼고 순천향대 산학협력제도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주말에 공부하며 대학을 다닐 수 있고 학비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제 분야가 공학과 정비이지만 대학에서는 경영, 경제 등을 배워보고 싶어 경영학과를 선택했습니다.

 

Q. 만학도만의 고충은 무엇인가요?

A. 주말 여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은 감수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아요. 가장 힘든 것은 영어 공부입니다. 1988년 고등학교 졸업 이후 33년간 배제했던 영어를 처음부터 시작하고 이해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같이 공부하는 젊은 학우들에 비해 나이가 많다보니 이해하는 속도가 뒤처지기도 하구요. 그래서 학우들과 교수님들께 질문을 많이 드리며 도움을 받고 있어요.

 

Q. 지난 1월에 국가장학금으로 충청북도교육청에 유아용 보건용 마스크를 기부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처음엔 국가장학금 제도에 대해 잘 알지 못했습니다. 입학 당시 학비의 50%는 제 사비로 지출할 의향도 있었어요. 그러다 국가장학금을 받고 장학금을 사용할 다른 방법을 찾던 중 충북교육청 측을 통해 유아용 마스크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유아들은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방역의 필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마스크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대한적십자사 충북지사를 통해 기부하게 됐습니다.

 

Q. 독거노인 도시락배달, 불우이웃 주거환경 개선 그리고 유니세프 정기후원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솔선수범하고 계십니다.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지속적인 선행활동을 이어나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A. 독거노인과 같은 취약계층들의 집에는 천장에 비가 새는 등 도배 및 장판 훼손 상태가 심각해요. 누군가의 도움의 손길이 반드시 필요하죠. 회사와 당진시 봉사센터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봉사단체가 있어요. 도배 및 장판 등의 경우 비용이 크기 때문에 시 봉사센터에서 비용을 지원받기도 합니다. 또 노인들은 외출이 어렵거나 배송 주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반찬, 도시락 등을 가져다 드리면 좋아하십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반찬을 배달해드리고 있어요. 제가 누군가에게 선행을 베풀었을 때 도움이 된다면 제 기분도 좋아지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싶어요. 생각보다 도움이 필요한 곳이 많기도 합니다.

 

Q. 대학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A. 대학 졸업 후 대학원 입학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학사 및 석사과정을 모두 마친 후 경험, 노력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강의를 하고 싶어요. 목표를 위해 직업능력개발훈련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제 강의를 통해 누군가가 얻는 것이 있다면 정말 보람찰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나요?

A. 산학협력제도가 조금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제 주변에도 어렸을 적 가정형편이 좋지 못해 대학에 입학하지 못한 분들이 많고 평생 가슴 속으로 대학 졸업을 꿈꾸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학비를 지원받고 주말 여가 시간을 투자해 대학을 다닐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된 배움을 받지 못한 분들께서 제도를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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