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도, 논란의 "소공연장과 총동아리연합회"
작년에 이어 올해도, 논란의 "소공연장과 총동아리연합회"
  • 홍수빈 기자
  • 승인 2021.10.14 2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5일(화), 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 소공연장 내부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제보글이 게재됐다. 사진 속 소공연장의 모습은 빈 술병과 교내 카페 그라찌에의 빈 컵들, 담배꽁초를 비롯한 쓰레기, 각종 장비까지 널브러진 상태였다.

에브리타임 제보글 속 소공연장 사진. 현재 제보글 원본은 삭제된 상태다. (출처=에브리타임)
에브리타임 제보글 속 소공연장 사진. 현재 제보글 원본은 삭제된 상태다.
(출처=에브리타임)

제보글에 따르면 소공연장은 우리 대학 총동아리연합회(이하 총동) <해락> 측에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논란이 커지자 제보글이 올라온 날 총동 회장 이재영 학우(의용메카트로닉스, 18)는 '금일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소공연장에 대해 입장문 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에브라타임에 올렸다.

논란 이후 게재된 총동 측의 입장문 캡처본. (출처=에브리타임)
논란 이후 게재된 총동 측의 입장문 캡처본. (출처=에브리타임)

입장문에서 총동 측은 "9월 8일(수)부터 9월 24일(금)까지 중앙동아리 홍보영상 촬영을 목적으로 소공연장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사진 속 술병은 9월 9일(목)에 진행한 절주 동아리 <쏘쿨이>의 영상 촬영 소품으로만 활용됐으며 음료가 들어있던 컵은 스텝과 영상 출연진들을 위해 지급됐으나 긴박한 촬영 일정으로 미처 치우지 못했다고 한다. 또한 논란의 중심이 된 담배꽁초의 경우, 흡연 구역에서 흡연했지만 우천 시 재떨이가 넘칠 것을 염려해 종이컵에 모아 한 번에 폐기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총동 측은 "어떠한 개인적 편의나 욕구를 위해 소공연장을 사용한 이력이 없으며 촬영 중 발생한 쓰레기 뒤처리에 대한 부주의로 발생한 일"임을 강조했다. 더불어 "해당 사안에 도의적으로 책임을 느끼고 앞으로 청결 유지에 신경 쓰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제보글과 입장문이 같은 날 삭제되며 제대로 된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음에도 여전히 <해락> 측은 묵묵부답이다.

또한 본지는 지난 10월 8일(금), 학우들에게 제대로 된 사건의 경위 및 총동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해락> 측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총동 측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인터뷰를 거절했다.

 

현재 우리 대학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대학 언론사 활동을 비롯한 학생집단모임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학우들의 대표로서 모범을 보여야 할 학교의 임원들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공공장소에 대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거센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학우들은 "소공연장을 본인들의 소유인 것처럼 사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공동 시설인 만큼 깨끗이 사용해야 했다", "10월도 범유행으로 제대로 된 동아리 활동을 못 하고 있는데 총동의 책임감 없는 행동에 화가 난다" 등의 의견을 비쳤다.

학생회관 전경. (사진=김병훈 기자)
학생회관 전경. (사진=김병훈 기자)

 

한편 소공연장 이용과 관련한 논란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는 소공연장 무단 사용과 관련해 총동 부회장 대행을 비롯한 공과대학 학생회 임원들이 징계를 받은 이력이 있다.

 

이번 사건에서 총동 측이 보여준 "발 빠른 대처의 부재와 부주의함"은 자리에 대한 책임감과 잘못에 대한 인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했다. 학우들의 원성이 빗발치는 가운데 하루빨리 제대로 된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