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랑을 "의술"로 실천하다, 유병욱 국제교류처장
인간사랑을 "의술"로 실천하다, 유병욱 국제교류처장
  • 홍수빈 기자
  • 승인 2021.06.26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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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순천향대학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
사진=순천향대학교 가정의학과 유병욱 교수

Q. 안녕하세요. 교내 언론사 <순천향대 신문> 홍수빈 기자입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바쁘신 와중에도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점 정말 감사합니다. 먼저 간단한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유병욱입니다. 저는 순천향대학교에 1993년에 입학, 1999년에 졸업 이후 우리 대학 부속 서울병원에서 인턴 및 레지던트 과정을 마쳤습니다. 이후 한국국제협력단 '코이카(Korea International Cooperation Agency)'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2006년에 교수로 임용돼 현재는 서울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및 가정의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Q. 처장님께서는 ▲2008년 대한가정의학회 학술위원으로 활동하셨으며 현재는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및 국제진료센터 소장 순천향대학교 국제교류처장 순천향대학교 산학협력단 국제개발협력센터장 순천향대학교 중앙의료원 국제의료단장을 역임하고 계십니다. 더불어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뉴스에서도 자주 모습을 비춰주고 계시는데요, 생명을 살리는 의사로서 국제사회에 뛰어들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A. 2001년 레지던트 전공의 시절에 해외로 파견 근무를 나갈 기회가 있어서 라오스에서 일을 하게 됐습니다. 전공의 시절이다 보니까 짧게 다녀왔는데 현지에서 일하면서 코이카라는 단체를 알게 됐죠. 이후 코이카의 협력 의사제도라는 군 대체 복무를 준비하면서 앞으로 국내에서만 근무하는 게 아니라 해외에서도 근무하며 국내와 해외를 연결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우리 대학 국제개발협력센터에 대해 잘 모르는 학우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해당 기관은 어떤 직무를 수행하는 기관인가요?

A. 국제개발협력센터는 코이카에서 무상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t)와 저리 금융으로써 도와주는 유상원조 등의 인류 공헌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있어 이를 우리 대학 교수님들께 알리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우즈베키스탄에서 기술 개발 협력에 관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이런 해외 원조 사업에 대한 정보를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고 해당 프로젝트를 준비해 타 대학과의 입찰 경쟁에서 이기면 사업을 따내오는 겁니다.

 

Q. 처장님께서는 2015년 몽골 영아, 2017년 한국 남성, 2019년 캄보디아 여성에 이어 지난해 2월에는 50대 중년 여성의 생명을 살리신 것으로 화제가 되셨습니다. 국제보건사업 등의 업무로 출장이 잦으셨을 것 같은데 기내에서 다양한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처하시나요? 더불어 이런 긴급 상황을 대처하시면서 겪으신 어려운 점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A. 우선, 제가 워낙 비행기를 자주 탔기 때문에 신문에서 이슈된 것 외에도 셀 수 없이 많은 기내 환자들을 봤습니다. 마음가짐이라기보다도 응급 상황이 벌어지고 방송이 나오면 환자를 살리기 위해 자연적으로 몸을 움직입니다. 어려운 점은 제가 환자의 목숨을 책임져야 한다는 거죠. 여태 살린 환자들과 서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환자도 살리고 저도 살고. 더불어 다행인 건 포괄적 진료가 가능한 가정의학과라는 과를 선택했기 때문에 다양한 질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Q. 가장 큰 이슈인 '코로나 백신'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7일(월)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올 추석에는 가족끼리는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는데요, 일각에서는 연말에 '노 마스크'를 기대하는 동시에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습니다. 처장님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마스크를 원칙적으로 올 말까지는 공식적으로 실내에서 착용해야 하고 다중 이용 시설에서도 착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엄마, 아빠, 직장 동료 등 '소셜 버블'이나 '홈 버블'처럼 맨날 만나던 사람과 함께할 때는 매사에 마스크를 쓰진 않잖아요. 그렇지만 학교에 간다거나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일반적인 액티비티를 할 때 "내 마음속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정부의 발표보다) 항상 한 단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마음가짐을 갖는 게 안전하다는 거죠. 왜냐면 백신은 효과적이지만 100%는 아니니까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내가 지키지 않는다면 우리 부모님, 할머니, 할아버지가 큰 합병증으로 고생하실 수 있다는 걸 알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Q. 지난 4일(금) <YTN 더 뉴스>에 출연해 교육부의 2학기 전면등교와 관련해 "일괄적으로 등교는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등교 및 대면수업과 관련한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A. 대면 수업은 해야 해요. 학력 저하와 같은 문제도 있지만 초··고등학교의 경우 팬데믹을 학교에서, 생활 속에서 배워야 합니다. 마스크 착용하기, 수업 시간에 손 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불필요한 만남 줄이기 등을 통해서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또 다른 코로나19를 배우고 예방하는 태도를 갖추는 거죠. 대학생들의 경우에는 이미 성인으로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잖아요. 우리가 생활 속 방역을 익히는 것처럼 교육 환경 속에서의 방역을 직접 익히고 전쟁 중에도 중단되지 않았던 학업을 이어가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적 거리두기 및 방역을 학교 내에서 지키면서 이를 사회까지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코로나가 장기화되는 시점에서 학우분들께 당부하실 말씀이나 공공질서 및 방역에 대해 조언하실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제가 우리 순천향대학교 학우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딱 하나에요. 집단 면역의 대표적 예시를 들어볼게요. 좁은 곳에 100명의 사람이 있는데 100명이 다 우산을 쓸 필요는 없잖아요. 70명 정도만 우산을 써도 100명이 전부 비를 맞진 않을테니까요. 하지만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개인적인 일을 하기 위해서 움직이려면 우산을 모두 써야 해요. 그래야 본인도 젖지 않고 혹여라도 우산을 안 써서 몸이 젖은 상태로 집단 내로 돌아왔을때 다른 사람까지 젖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우리 순천향대학교 학우분들은 가족, 친지를 떠나서 본인 보호를 위해서도 예방접종 순서가 됐을 때 주치의 선생님과 잘 상의해서 예방접종을 잘 이행했으면 좋겠습니다.

7월부터 만 50세 이상, 8월부터는 만 18세에서 49세 미만 순으로 예약이 진행되는데 SNS 또는 정부에서 확인이 가능한 시스템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전자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나이드신 분들의 경우에는 예방접종이 가능한 가까운 의료기관에 전화하시면 되지만 갑자기 많은 인원이 몰릴 걸 대비해서 가능하면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시면 좋겠습니다.

 

Q. 누군가의 생명을 살린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가치 실현에 이바지하는 의사 직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우리 아버지가 알려주신 저만의 철학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한 손에는 엄지손가락도 있고 검지, 중지, 약지도 있잖아요. 엄지가 굉장히 멋있어 보이지만 이것 하나만 가지고는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요. 의료진이든 또는 의료진이 아니어도 병원 경영이나 여러 환경에서 일하든 의료 환경에서 일할 사람이라면 그 손이라는 걸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과의 배려와 목표를 공유한다면 그 직종이 의사건, 간호사 선생님이건 또는 보건행정경영학과라서 병원 직원이건, 화학과나 식품영양학과 출신 연구원이건, 경영학과를 졸업해 경영 업무를 보건 간에 말이죠.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을 갖고 구성원 서로를 배려했을 때 꼭 의사가 아니라도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