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지난해, 학생들은 처음으로 ‘비대면 개강’을 맞이했다. 2020년 2학기에 하이브리드 수업과 학번에 따라 교대로 등교하는 방식이 적용되었으나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되며 모든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새롭게 맞이한 2021년에도 대면과 비대면 수업이 혼용될 예정이지만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수업 및 평가 방식의 변경 가능성으로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발전된 한 해를 계획하기 위해 학생들과 교수의 의견을 수렴해볼 필요가 있다.
돌아보는 ‘2020’
학생들과 교수들은 2020년 동안 경험했던 온라인 수업과 비대면 학교생활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을까?
정연홍(나노화학, 17)학생은 “2020년에 진행됐던 하이브리드 수업은 LMS나 줌 수업보다 서버가 불안정한 경우가 많았다”며 “서버가 불안정하여 비대면으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수업 내용을 제대로 들을 수 없어 불편했다”고 하이브리드 수업 방식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공과대학에 재학 중인 A 학우 또한 “하이브리드 수업은 음향 문제가 잦았던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교수님들께서 마이크를 가까이 대고 말씀하시지 않으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수업 내용을 잘 들을 수 없었다”며 교수와 비대면 수업을 듣는 학생들과의 소통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하이브리드 강의 서버와 소통이 안정된다면 해당 수업 방식이 지속되는 것에 동의하지만 2021년에는 앞서 언급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온라인 수업 방식 외에도 학과 활동에 아쉬움을 가진 학생들도 있었다. 인문사회과학대학에 재학 중인 B 학우는 “신입생 신분으로 MT나 개강 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것도 아쉬웠지만 졸업 요건에 해당되는 비교과 활동 점수를 채우지 못한 것이 가장 고민이다”라고 전했다. 학과 활동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하더라도 사교와 소통이 목적인 학과 활동의 취지가 실현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반면, 온라인 강의를 직접 진행하는 우리 대학의 교수들도 수업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었다. 우리 대학의 외국인 교수인 애론 풀리는 “교수들이 교육 과정에 대한 통제력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또한 “LMS 강의나 줌 강의가 적합하다고 생각해도 대학 행정부에서 하이브리드 수업 진행을 공지하면 교수들이 따를 수 밖에 없다”며 선호하는 수업방식을 고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새로운 ‘2021’
다소 혼란스러웠던 2020년을 발판으로 삼아 개선된 2021년의 수업 및 학사운영을 계획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우리 대학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학사 공지에 대해 언급했다. 예를 들어 지난 12월의 경우,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하며 시험 기간에 기숙사생들이 긴급 퇴사하는 사례가 있었다. 긴급 공지가 나온 후 이튿날 기숙사생 전원이 기숙사를 나와야 했기에 퇴사 기간과 공지 시기에 유연함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학사운영이 결정되므로 일정한 공지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학생들을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들의 의견이었다.
우리 대학 기초공통교양학부의 이청 교수는 비대면 학교 생활에 대해 “2021년에는 보다 적극적이고 공개적인 ‘자리’들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독립적으로 이루어지는 학과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외에도 졸업생과의 소통, 새내기와 선후배 간의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학교에서 공식적인 소통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좋은 방안이 될 것 같다”며 학생들이 소속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애론 풀리 교수 또한 학생들이 교수들에게 수업 방식 개선 요구를 꺼리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신속하게 수업 내용 및 방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기에 학생들의 적극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2021년에는 보다 나은 수업 환경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2020년은 모두가 새로운 도전을 해야만 했던 시기로서 여러 문제점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를 통해 개선해야 할 부분을 발견하고 되돌아볼 수 있었던 기간이었기에 2021년에는 보다 안정된 수업 환경과 학교생활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