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순천향 창작문예 공모전 극본/시나리오 부문 가작 「첫 이별」
제27회 순천향 창작문예 공모전 극본/시나리오 부문 가작 「첫 이별」
  • 유준택(국어국문, 15)
  • 승인 2021.02.17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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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여덟 현우의 하루하루는 평안하고 행복으로 가득 차있다. 어른들에게 사랑받으며 아무 걱정 없이 매일을 보내는 현우. 학교에 입학한 현우는 지훈이란 아이를 만난다. 그들은 함께 다니고 함께 놀면서 서로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계절이 바뀌어도, 학년이 바뀌어도 안양 박달동 안에서 항상 붙어 다니는 현우와 지훈. 하지만 재개발로 인해 헤어짐을 맞이하는데. 현우는 지훈과의 이별을 겪음과도 동시에 인생의 부분이었던 안양과도 이별을 하며 자신이 마음을 담았던 것들, 사람들과 이별을 겪게 된다.

 

등장인물

현우 :  133cm 몸무게 25kg. 엄마가 해준 스타일대로 사는 아이. 밖을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먹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제일 좋아하는 것은 박달시장에 있는 고추장 떡꼬치와 돈까스다. 친구들과의 정을 제일 좋아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놀이터에 가거나 문방구 앞에서 게임을 하는 같이 수만 있는 것이라면 가리지 않는 타입이다.

지훈 :  138cm 몸무게 33kg. 현우의 단짝.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현우가 이사 가는 4학년 때까지 항상 같은 반으로 현우와 제일 친하다. 통통하게 살이 올라있고 안경을 쓰고 장난기가 많은 아이이다. 현우보다도 장난기가 많아 아이들에게 웃음을 준다.

엄마 :  163cm 몸무게 52kg. 하나밖에 없는 자식인 현우를 엄청 사랑하고 현우를 위해 헌신하는 인물. 하지만 교육관은 확실해서 현우의 공부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엄격하다. 그러나 그런 모습과는 다르게 평소 눈물이 많고 정이 많아 현우를 혼낼 때도 눈물이 고이곤 한다.

아빠 :  약 170cm 몸무게 60kg. 무뚝뚝하고 가부장적인 인물. 하지만 현우에게는 없이 다정하고 착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업을 지하에 있는 사무실에 자주 상주한다. 술은 즐기지 않고 현우와 함께 박달시장으로 군것질 거리나 식사거리를 사러 자주 간다.

요구르트 아줌마 :  166cm 몸무게 60kg. 소싯적 유치원 교사로 일을 아이들만 보면 자신의 자식이 생각이 아이들에게만큼은 정이 많은 인물. 유치원 교사를 퇴직한 후에는 부업 삼아 요구르트 카트를 끌고 다니며 판매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S.1 만안구 박달시장

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몰리며 통로로 움직일 없을 만큼 차있다. 길거리에는 붉은 악마가 그려진 옷을 팔고, 축구공이 달린 머리띠를 판다. 현우는 엄마의 심부름으로 사람들은 어딜 가나 어제의 축구 이야기를 한다. 누가 어떻게 것이 멋있었고 이때 너무 아쉬웠다 사람들의 열광 속에서 현우는 시장을 걷고 있다. 현우는 다른 아이들과 다를 없는 아이다. 엄마가 입혀준 옷을 입고 엄마가 스타일링 해준 2대 8 가르마를 하고 남색, 노란색 줄무늬 카라 반팔티에 골덴바지를 입는 아이다. 시장에는 반찬을 파는 가게, 생선을 파는 가게, 슈퍼, 분식을 파는 가게, 돈까스를 파는 가게, 피자를 파는 코를 자극하는 것들이 널려있고 가게 아줌마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현우는 많은 것들을 지나치고 피자 가게 앞으로 간다.

 

현우 : (돈을 건네며) 피자 주세요.

피자집 주인 : (싱긋 웃으며) 어떤 피자 줄까?

현우 : (머리를 긁적이며) ... 빨간 동그라미 있는 피자랑 소세지있는 피자 주세요.

 

피자집 주인은 알겠다는 돈을 주머니에 넣고 주방으로 갔다. 그곳에서는 일사분란하게 피자가 만들어졌다. 피자집 주인은 찐빵이라기엔 흰색 덩어리를 꺼내더니 평평하게 핀다. 수많은 네모난 스테인리스 통에서 토마토소스가 나오고 붉은색 동그라미와 검은색 동그라미가 나오고 소세지가 나오고 피망이 나오고 베이컨이 나오고 치즈가 평평해진 덩어리 위로 올라간다. 현우는 모습이 신기하여 까치발을 하고 조금 지켜보다가 코를 자극하는 향긋한 냄새에 이끌려 분식집 앞으로 간다. 분식집 앞에는 아주머니가 떡볶이를 휘젓고 있다. 용암처럼 끓어오르는 떡볶이와 비닐에 덮여있는 기다란 순대와 유리 진열장에 올라가 있는 각종 황금빛의 튀김들이 현우의 눈을 사로잡는다.

 

분식집 주인 : (환히 웃으며) 아가, 여기서 뭐해?

현우 : (떡볶이를 응시하며) 엄마 심부름 왔어요.

분식집 주인 : (떡볶이를  보고) 떡볶이 먹고 싶어? 아줌마가 줄까?

현우 : (고개를 끄덕이며) 네!

 

분식집 주인은 목장갑을 손으로 작은 종이컵에 떡볶이를 담아 현우에게 준다. 현우는 행복한 표정을 지으면서 손으로 떡볶이를 받는다.

 

현우 : (허리를 숙여 인사하며) 감사합니다!

분식집 주인 : (현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래,  . 나중에 와라.

 

떡볶이는 모락모락 김이 올라온다. 떡볶이 안에는 떡과 함께 어묵도 함께 있다. 현우는 떡볶이를 한입에 넣고 뜨거운지 입을 호호 하며 열심히 먹는다. 다시 피자집에 도착한 현우는 마침 현우가 주문한 피자가 박스에 담겨 빨간 끈으로 묶여 나온다.

 

피자집 주인 : (피자를 건네주며) 자, 여기 있다. 맛있게 먹으렴.

현우 : (떡볶이를 우물거리며)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현우는 자신의 몸통 크기와 비슷한 피자를 들고 집으로 향한다. 현우는 손에는 피자를 들고 한손에는 떡볶이를 드니 떡볶이를 먹을 없다. 잠시 벤치에 앉아 피자를 내려놓고 떡볶이를 먹으면서 사람들을 구경하는 현우. 반묶음 머리를 교복을 입은 누나와 안경을 쓰고 윤이 나는 앞치마를 생선 가게 아저씨,  손에 파리채를 들고 가게 앞을 어슬렁거리는 슈퍼 아저씨, 비슷한 또래의 아이의 손을 잡고 반찬을 보고 있던 아줌마 각자 자신이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햇살이 따스하게 현우를 비추고 있다. 떡볶이를 먹고 앉아 있던 현우는 눈이 스르르 감긴다. 피부를 어루만지는 듯한 바람과 이불같이 포근하게 덮어주는 햇살을 받고 있으니 현우도 잠을 이기지 못한다. 이제 잠들려고 때쯤 옆에서 대가 경적을 크게 울린다. 현우는 화들짝 놀라며 눈을 뜬다. 현우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피자를 보고 그제야 집에 가야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벤치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털고 집으로 향한다.

 

#S.2

집에 도착하니 부모님은 TV 보고 있었다.

 

TV앵커 :  드디어 대한민국이 4강에 진출하였습니다. 어제의 역사적인 순간이.

 

현우는 피자를 식탁에 놓고 엄마의 옆에 앉는다. TV에서는 축구 이야기만 나온다.

 

현우 : 엄마, 4강이 뭐야?

엄마 : 엄청 거야.

 

현우는 엄마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인다. 이윽고 TV에서는 광고가 나오고 가족들도 일어나 식탁으로 피자를 먹는다. 현우도 피자를 조금 먹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엄마 : (피자를 손에 들고)  먹어?

현우 : (배 만지며 ) 배불러.

 

현우는 방에 들어가서 컴퓨터를 킨다. 뚱뚱한 모니터에 붙어있는 화면보호막을 위로 젖히고 마우스를 딸깍인다.

 

#S.3 건물 지하 아빠의 사무실

원래 PC방이었던 건물의 지하 입구에는 간판 자국의 흔적만이 남아있다. 전광판이 있었던 예전에 반해 지금은 들어가는 입구고 음침하고 어두운 곳으로 변한 느낌이다. 게음으로 하면 던전의 느낌이랄까. 이곳은 이제 아빠가 사무실로 운영하고 있다. 갑자기 사무실로 바뀐 모습을 보고 현우는 무슨 일인가 싶다. 어제까지만 해도 간판이 반짝이고 있어서 이쁘다고 생각했는데, 수많은 컴퓨터들이 한꺼번에 없어진 것이 의아하다고 생각한다.

현우는 지하로 내려가 아빠가 일하는 곳으로 놀러간다. 그곳에는 콘크리트 벽과 책상 그리고 컴퓨터 1 밖에 없었고 넓은 공간에 아빠는 혼자다. 현우의 아빠는 키가 그다지 크지 않다. 170정도 되는 키에 짧은 스포츠머리, 집에서 아무거나 입고나온 듯한 스타일로 의자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현우 : 아빠  해?

아빠 : (무심하게) 일해.

현우 : (화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거 재밌어?

아빠 : 아니 재미없지.

현우 : 근데  해?

아빠 : 우리 현우 먹고 싶은 먹이려고 하는 거야.

현우 : 그렇구나.

아빠 : (현우의 손을 잡으며) 우리 나온 김에 맛있는 먹으러 갈까?

현우 : (배시시 웃으며) 좋아!

 

#S.4 만안구 박달시장

아빠는 현우의 손을 잡고 시장으로 간다. 아빠는 분식집을 지나고 피자집을 지나더니 돈까스 앞에 멈춰 선다. 가게 앞에는 단순히 매대 밖에 없다. 쪽에서 음식을 만들던 주인이 현우의 아빠를 보더니 황급히 나온다.

 

아빠 : (돈을 건네며) 돈까스 4 주세요.

돈까스집 주인 : (돈을 받으며)  금방 해드릴 게요.

 

돈까스 주인은 손이 빠르다. 주문한 얼마 지나지 않아 스티로폼 도시락에 밥, 마카로니 샐러드, 김치, 단무지, 양배추샐러드, 돈까스가 가지런히 담겨 나온다. 도시락 2개를 고무줄로 묶어 2묶음을 봉지에 담아 건네준다.

 

현우 : (크게) 감사합니다!

 

현우는 돈까스집 주인에게 인사를 하고 아빠와 함께 집으로 돌아온다.

 

S.5 만안초등학교 1-8 교실

현우는 엄마의 손을 잡고 교실 안으로 들어간다. 파란 포트리스 책가방을 메고 들어가니 교실 안에는 40명에서 50 보이는 아이들이 교실에 있다. 아이들은 옆의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있었고 가만히 앉아있는 아이들도 있다. 교실 안이 빈자리 없이 가득 차있다. 엄마와 손을 잡고 오는 아이들이나 혼자서 오는 아이들, 머리카락이 달린 망을 하고 오는 아이와 브릿지를 아이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교실 안으로 들어온다. 현우는 그런 아이들과는 달리 평범하다. 오늘은 엄마가 추천해준 노란색 티셔츠와 파란색 청바지를 입고 있다.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치고 학부모들은 각자 아이들을 두고 집으로 돌아간다. 현우는 가만히 아이들을 지켜본다. 이윽고 선생님이 교실 문을 열고 아이들을 보며 환히 웃으며 들어온다. 선생님은 얼굴에 주름이 많다. 현우의 할머니보다는 아니지만 나이가 많다. 선생님은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베이지 가디건을 입고 있다.

 

선생님 : (밝게) 안녕 얘들아. 너희들 담임이야. 부탁해.

아이들 : 안녕하세요!

선생님 : (분필을 들고 칠판에 적으며) 선생님 이름은 김은옥이라고 . 다들 옆에 있는 친구들 알아?

아이들 : 아니요~

선생님 : 그럼 우리 자리를 바꿔볼까? 자자 다들 일어서.

 

아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일어나 선생님이 말하는 대로 움직인다. 현우는 여자아이와 짝을 한다. 현우는 짝과 가볍게 인사만 하고 다시 앞을 본다. 현우는 괜히 쑥스러워 손을 가랑이 사이에 넣어 비빈다.

 

#S.6 쉬는 시간 교실

현우는 지훈와 친구가 된다. 지훈은 현우보다 덩치가 크고 안경을 활발한 아이다. 지훈은 친구들을 웃게하려고 자기 몸을 내던진다. 일부러 넘어지거나, 웃긴 표정을 짓는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많이 한다. 현우는 그런 지훈과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현우와 지훈은 서로가 마음에 들어 집에 같이 가기로 한다.

 

#S.7 하교

현우와 지훈은 집에 가기 정문에서 파는 100원짜리 길다란 쭈쭈바를 먹으면서 간다. 그러다가 길에서 보이는 문구점에 눈이 간다. 문구점 앞에는 게임기와 함께 우유박스를 뒤집어 놓은 의자가 있다.

 

현우 : (방구에 있는 게임기를 가리키며) 지훈아, 우리 저거 하다 가자.

지훈 : 그럴까? 근데 저거 해봤어?

현우 : 아니 처음

 

현우는 게임기 앞에 있는 우유 상자에 앉는다. 게임기에서는 '메탈슬러그'라고 적혀있고 화면 안에는 게임을 설명이라도 하듯 캐릭터들이 버튼을 누르는 것에 맞게 뛰어다닌다. 현우와 지훈은 앉아서 100원씩 넣으며 게임을 한다. 따발총을 쏘고 샷건을 쏘고 얼음을 쏘고 불을 쏘고 등등 현우와 지훈은 게임에 몰입해 열심히 한다. 중간중간 죽으면서, 100원씩을 넣으면서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게임을 한다.

그렇게 현우와 지훈은 마지막까지 도달하고 보스를 깨기 위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돈을 넣는다. 결국 보스를 죽이고 엔딩크레딧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현우와 지훈은 화면에 'AAA' 입력하고 엉덩이를 털고 일어선다.

 

현우 :  이제 집에 가야 . 늦으면 엄마한테 혼나.

지훈 : (아쉬운 표정으로) 그래도 우리 집에서 놀다 가면 안돼?

현우 : (한참을 고민하더니) 그래. 그래도 많이는 놀아.

지훈 : 괜찮아, 가자.

 

#S.8 지훈의

지훈은 현우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간다. 현우는 지훈의 집을 들어서며 입을 벌리고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자신의 집과는 다르게 바닥은 반짝이고 미끈거린다. 전체적으로 은색을 띄고 있고 하얀 조명이 집을 가득 채우고 있다. 현우는 유럽에 같은 느낌을 받는다. 자신의 집과는 다르게, 이전에 살았던 집과도 다르게 멋진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지훈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컴퓨터 앞에 앉는다. 지훈의 방은 2개의 책상이 이어져있다. 책상에는 컴퓨터가 대씩 놓여 있다. 지훈은 왼쪽의 컴퓨터 앞에 앉는다. 책상의 옆면에는 책장이 있고 책장은 모두 가득 차있다. 현우는 한참 지훈의 방을 구경을 하고 있는데 지훈이 게임을 켜더니 편안해지는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지훈 : (컴퓨터를 키며)  게임 해봤어?

현우 : (모니터를 바라보며) 그게 뭔데?

지훈 : 이거 메이플스토리라고 캐릭터 키우는 게임이야.

현우 :  믹스마스터밖에 안해봤어.

지훈 : 이거 진짜 재밌어. 지금 해볼래?

 

지훈은 현우에게 자리를 비켜준다. 현우는 컴퓨터 앞에 앉아 지훈이 알려주는 대로 키보드를 누른다. 화면 캐릭터는 키가 굉장히 작았다. 개미도 머리, 가슴, 배로 나누는데 캐릭터는 머리, 몸으로 이루어져 있어 굉장히 우스꽝스럽다는 생각을 한다.

 

현우 : 이거 캐릭터 키가 작아?

지훈 : 그거는 나도 모르겠는데. 그래도 귀여운 맛에 하는 거지.

현우 : 아, 그래? 계속 보니까 그런 같기도 하고 아닌 같기도 한데.

 

현우는 키보드를 누르고 칼을 휘두르며 돼지를 잡는다. 돼지는 리본을 돼지가 있고 그냥 되지가 있고 가끔 철을 두른 돼지가 나온다. 철을 두른 돼지 빼고는 쉽게 죽일 있었는데 철을 두른 돼지는 아무리 때려도 죽지 않았다. 가끔은 스킬을 쓰면서 죽이고 그냥 때려죽인다.

 

현우 : 지훈아 근데 미스가 뭐야?

지훈 : 그거 때려봤자 안죽어. 그냥 서버를 옮기거나 다른 애들 잡는 .

현우 : 근데 이거 돼지는 잡는 거야?

지훈 : 돼지를 잡아야 레벨이 올라.

현우 :  그렇구나.

 

지훈의 지도를 받으면서 게임을 하던 현우는 금세 게임에 흥미를 느낀다. 갑자기 현관에서 도어락 눌리는 소리가 들린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지훈의 엄마가 장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들어온다. 지훈의 엄마는 지훈과 많이 닮았다. 이목구비가 정말 엄마와 아들관계라는 증명하듯, 데칼코마니처럼 똑같았다.

 

지훈의 엄마 : (깜짝 놀라며) 어머,  누구니?

현우 : (쭈볏거리며) 안녕하세요,  지훈이의 같은 친구 강현우에요.

지훈의 엄마 : 아, 그래? 반가워. 우리 지훈이랑 많이 친해졌니?

지훈 : 엄마!  얘랑 학교에서 제일 친해!

지훈의 엄마 : 아유, 지훈이 벌써 친한 친구도 생기고 기특하네. 놀다 가렴.

현우 :  감사합니다!

 

지훈의 엄마는 안방으로 들어가고 현우와 지훈은 다시 방으로 들어가 게임을 한다.

 

#S.9 교실

교실 안에서 아이들은 각자 노는 방식이 다르다. 아바타를 하면서 서로의 옷을 바꾸는 아이들, 메이플 몬스터로 표지가 채워진 딱지를 하는 아이들, 유희왕 카드를 하는 아이들 많은 아이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이들의 쉬는 시간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다른 편에선 친구와 싸워 우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개는 서로 놀면서 즐겁게 쉬는 시간을 보낸다.

 

현우 : 지훈아, 우리 유희왕 하자!

지훈 : 근데 카드 오늘 안가져왔는데.

현우 : 다른 애한테 빌려봐!

지훈 : 음, 누구한테 빌리지.

 

지훈은 주변을 둘러보다가 민혁에게 다가간다. 민혁이는 오른쪽 머리에 파란색으로 브릿지머리를 아이다. 아이는 평소 유희왕에 관심이 많아서 아이들이 유희왕에 대해서 물어보면 척척박사처럼 대답해주었다. 만화에 대한 관심이 많은 만큼 게임에 대한 관심도 많아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빤짝이 카드나 나오지 않는 카드들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지훈 : 민혁아, 혹시 유희왕 카드 이번에만 빌려줄 있어?

민혁 :  내꺼는 좋은 거라서 빌려주면 큰일 .

지훈 :  그러지 말고 번만. 내가 이따가 문방구가서 유희왕 카드 하나 사줄게.

민혁 : 진짜? 그래 알았어. 조심히 써야 . 케이스에 넣어놓은 빼지 말구.

 

민혁은 지훈에게 유희왕 카드가 담긴 케이스를 건네준다. 지훈은 케이스 안에 있는 카드들을 꺼내 현우와 교실 바닥에 앉아 게임을 한다. 각자가 카드를 뽑고 이제 게임을 시작할 옆에서 여자아이가 운다. 손을 부여잡고 세상 떠나가라 우는 여자아이를 주변의 친구들이 괜찮냐며 등을 토닥여준다. 공기놀이를 하다가 가시가 박힌 듯하다. 현우는 그때의 아픔을 안다. 오래된 학교이기도 하고 나무 바닥이어서 맨손으로 바닥 쓸기를 하면 가시가 박히는 일이 다반사이기에 현우는 공기놀이를 하지 않는다. 가시가 박히면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빼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자아이는 수업시간이 되는 종이 때까지 교실이 떠나가라 크게 울었다. 화장실을 갔다 선생님은 무슨 일이냐며 여자아이에게 뛰어간다. 여자아이는 우느라 말을 제대로 못하고 주변에 있는 아이들이 이야기해준다. 선생님은 깜짝 놀랐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고 여자아이를 데리고 양호실로 간다. 현우는 광경을 천천히 지켜보더니 선생님이 때까지 게임을 계속 한다.

 

#S.10 하교

하교 시간 지훈이는 병원에 가야해서 학교가 끝나고 엄마가 데려와서 먼저 가고 현우는 혼자서 집에 간다. 실내화 가방을 앞뒤로 돌리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걸어가던 도중 집에 가면서 궁금했던 새로운 길을 가보려고 마음먹는다. 원래는 오른쪽으로 갔다면 이번에는 왼쪽 대각선으로 가서 새로운 경로를 찾고 싶었다. 현우는 새로운 곳을 걸어가면서 여태 집에 가는 길과 다른 새로운 풍경에 재미를 느껴 웃음을 짓는다. 그런데 현우가 가면 갈수록 근처가 나오기는커녕 도로가 나온다. 현우는 길이 맞나 갸우뚱 하면서도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계속 걸어간다. 한참을 걸었는데도 차도밖에 나오지 않자 현우는 그때 자신이 길을 잃었음을 직감한다. 보이는 골목골목마다 들어와서 돌아가는 길도 모르고 자신이 서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모른다.

태평양처럼 넓은 차도에서 차들이 쌩쌩 달리고 옆에는 울타리가 쳐져 넘어갈 없다. 신호등은 찾을 없고 지나가는 사람도 없다.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가 데리고 오는 바람에 현우는 위축되고 몸을 웅크린다. 어느덧 해가 수평선을 넘어가고 있고 점점 어두워진다. 여전히 차들은 현우에게 바람을 가져다주고 밝았던 세상은 주홍빛으로 물들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현우는 위압감에 이겨 울음을 터트린다.

한참을 울면서 걸어가고 있는데 멀리서 요구르트 아줌마가 카트를 끌면서 오고 있다. 아줌마는 울고 있는 현우를 보고 놀란 표정으로 뛰어온다.

 

요구르트 아줌마 : (놀란 표정과 어투로) 아가, 무슨 일이야. 울고 있어.

 

현우는 울음을 그치지 못해 말을 하지 못한다. 아줌마를 보지도 못한 눈물을 닦으면서 훌쩍거린다.

 

요구르트 아줌마 : (요구르트를 건네주며) 일단 요구르트 하나 마시고아유, 어떡하니.

 

현우는 요구르트를 받고 천천히 마신다. 현우는 가빠진 숨을 고르고 아줌마를 바라본다.

 

요구르트 아줌마 : (현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래, 진정이 됐어?  혼자 울고 있었어.

현우 : (여전히 훌쩍거리며)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요.

요구르트 아줌마 :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며) 혹시 전화번호는 아니?

현우 : 네, 469 - 4749에요. 

 

아줌마는 현우가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한다. 아줌마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현우를 지켜보면서 수화기 너머로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른다.

 

요구르트 아줌마 : (걱정하는 말투로) 아유,  이렇게 받아.

 

아줌마는 연신 전화 버튼을 누르면서 여러 전화를 한다. 그러자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여보세요 소리에 아줌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현우도 핸드폰 너머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을 알고 안심이 되었다. 아줌마는 수화기 너머 엄마와 통화하면서 서로 대화를 한다.

 

요구르트 아줌마 : 네, . 제가 데리고 갈게요. . 거기서 봬요.

 

아줌마는 현우의 손을 잡고 현우가 반대 방향으로 간다. 현우는 아직도 놀란 마음이 진정이 안됐는지 여전히 훌쩍거린다. 아줌마는 길을 가면서 현우에게 울지 말라고,  괜찮다고 이야기한다.

 

요구르트 아줌마 : 아가들이 한번쯤은 잃고 그러는 거지. 이제 엄마 만날 있으니까 조금만 가자. 알겠지?

 

현우는 고개를 끄덕인다. 만큼 한참을 걸어가자 현우가 새로운 길로 가보자라고 생각했던 갈림길이 나왔다. 그곳에서 집을 가는 방향을 보니 현우의 엄마가 다가오고 있다. 현우는 얼른 엄마에게 뛰어가서 안긴다. 엄마는 어떻게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현우를 끌어안는다. 아줌마가 뒤따라오고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애가 길을 잃어서 울고 있길래 자기가 데리고 있었다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엄마는 아줌마에게 연신 감사의 인사를 한다.

 

엄마 : (인사를 하며) 감사합니다. 저희 신경써주셔서 감사해요. 아주머니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어요.

요구르트 아줌마 : (손사래를 치며) 아유 아니에요. 애들이 이렇게 크는 거죠. 저도 엄마라서 알아요.

 

엄마는 요구르트 아줌마에게 비닐봉지에서 무언가를 꺼내준다.

 

엄마 : 이거 거는 아닌데 제가 드리고 싶어서 받아주세요. 이거 저희 형님이 보내주신 홍시인데 달고 맛있어요.

요구르트 아줌마 : 아휴 이런 . 안주셔도 되는데.

 

아줌마는 연신 손사래를 하더니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결국 비닐봉지를 받는다. 현우는 아주머니를 보면서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를 한다. 아줌마는 홍시를 카트 안에 넣고 현우와 엄마에게 인사를 하고 길을 간다.

 

#S.11

현우는 창문을 바라보고 있다. 창문 밖에서는 하얗기 기계들이 건물을 부수고 있다. 기계가 몸을 갖다 대기만해도 바스러지는 건물들은 어제까지만 해도 완전한 형태의 집이었는데 지금은 힘없이 쓰러져가는 갈대처럼 땅에 누워있다. 기계는 없이 건물을 허물었고 하루 종일 소음은 멈추지 않는다. 현우는 그런 건물들을 보면서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자신이 여기 살면서 매일 보던 건물들인데 저런 고철 하나 때문에 추억도 없이 부서지는 것이 싫다. 자신의 추억 하나가 타인에 의해 망가진 같고 다시는 되돌릴 없다는 생각에 서운하다.

부모님은 이틀에 일산에 간다. 가면 기본적으로 반나절 이상은 시간이 걸린다. 현우는 부모님이 일산에 가는지 없다. 일산을 가지 않는 날이면 하루 종일 전화를 하거나 무언가를 적는 모습을 보며 부모님이 요즘 바쁘다는 생각만 한다. 그렇지만 부모님이 일산에 가는 것이 현우는 좋다. 평소 정해져있던 컴퓨터 시간보다 있다는 사실에 부모님이 1분이라도 빨리 차를 타고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던 어느 부모님은 현우에게 이야기한다.

 

엄마 : 현우야, 우리 이사 같아.

현우 : 어디로?

엄마 : 엄마아빠 지금까지 계속 어디 갔다 알지? 거기로 이사 같아.

현우 : (태평하게) 그래.

 

현우는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이사에 대해 모르기도하고 아무 생각도 안하고 있어서 상관이 없다. 밖에는 철거하는 소리가 여전히 들린다. 현우는 창문 밖으로 시선을 던진다.

 

#S.12 학교

학교에서 현우는 이사에 관한 소식을 지훈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한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해야하는 건지 이따가 하교를 하면서 이야기해야하는 건지. 현우의 머릿속은 말을 어떻게 해야할까부터 시작해서 말을 하고 이후의 상황을 고민하느라 복잡한 것이 표정으로 드러난다. 지훈은 현우에게 평소와 똑같이 밝게 대하지만 현우는 아무래도 그럴 없다. 지훈은 그런 현우가 어색하게만 느껴지고 다른 사람 같아서 이상함을 감지한다.

현우는 지훈과 계속 어색하게 있을 수는 없어 점심시간에 지훈과 놀이터로 놀러가면서 이야기한다.

 

현우 : 지훈아,  이사 간대.

지훈 : (놀라며) 언제?

현우 : 모르겠어. 엄마가 해줬는데 가기는 간대.

지훈 : 그럼 우리  봐?

 

현우는 지훈의 말을 듣고 가만히 서있는다.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듯 복잡한 표정을 지으면서 지훈의 말을 곱씹는다.

 

현우 : 아마도 학교에서는 보지 않을까...?

지훈 : (아쉽다는 말투로) 그래도 우리는 계속 놀았으면 좋겠는데.

현우 : (당차게) 그럼 내가 놀러오지 .

지훈 : 진짜? 진짜 놀러올 거야?

현우 : 당연하지!  보러 거야!

 

현우는 겉으로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현우는 지훈을 못본다는 생각에 조금 걱정이 되는 표정이다.

 

#S.13 하교

현우와 지훈은 떨어져 있는 낙엽들을 자근자근 밟으면서 이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언제 가는 거냐며, 어디로 가는 거냐며. 지훈은 현우에게는 말은 안하지만 아쉽다는 말이 표정에서 드러난다. 현우도 아쉬운 표정은 숨길 없었다. 하지만 지훈에게 별다른 내색을 하지는 않는다.

 

지훈 : 너는 괜찮아?

현우 : 그럼 괜찮지.

지훈 : 나랑 만나는데 괜찮아?

현우 : (지훈을 바라보며) 우리가 평생 만날 것도 아니잖아! 오랫동안 안보다가 만나면 그때도 반갑고 친해서 괜찮지 않을까?

지훈 : (현우의 눈을 피하며) 그렇구나.

 

둘의 사이에는 어색한 기류가 흐른다. 사이에 지훈의 앞에 도착하고 현우와 지훈은 헤어진다.

 

#S.14

현우는 집에서 구몬 숙제를 하며 이사에 관해 생각하다가 일어나서 엄마에게 간다.

 

현우 : 엄마, 이사 가면 여기는 안와?

엄마 :  같은데. 왜?

현우 : 그럼 지훈이 계속 못봐?

엄마 : 지금은 그렇지만 나중에 네가 커서 지훈이 보러 놀러오면 되지.

 

현우는 알겠다는 표정으로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현우는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고민하는 머리를 부여잡고 있고 밖에서는 건물을 부수는 소리가 들린다.

 

#S.15

앞에 아파트의 토대가 차근차근 만들어지고 있다. 철근이 세워지고 철판이 세워지고 드릴질 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눈이 쌓인 철근들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떠올리게 한다. 현우는 그것을 보면서 새삼 완성된 모습이 궁금하다. 어떤 모습일까, 다른 아파트들과 비슷한 모양일까, 완공된 모습을 있을까. 하지만 점점 완성될 때쯤 이사를 가고 없을 텐데 어떻게 지어진 모습을 지도 걱정이다. 트리가 점점 완성이 되어간다는 자신도 이곳에 없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다. 여러 가지 생각이 현우의 머릿속을 지나가 한동안 아파트의 토대를 지켜만 본다.

현우가 지훈에게 내색을 하지 않은 이유는 하나였다. 명이라도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해야 이별할 조금 수월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이다. 현우는 어색한 분위기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라 항상 행복해야하고 즐거워야 한다. 그래서 가장 친한 지훈과 어색해지는 기류가 싫었던 현우는 지훈과 헤어지고 나서야 숨겨왔던 표정을 짓는다.

 

#S.16 놀이터

현우는 이사를 가기 전에 지훈과 함께 놀이터에 놀러온다. 놀이터에는 눈이 소복이 쌓여 알록달록했던 놀이터가 다시 도화지처럼 하얗게 되었다. 현우와 지훈은 놀이터에서 눈싸움을 한다. 장갑을 작은 손에 가득 눈덩이를 뭉쳐 서로에게 던진다. 서로 맞고 맞추면서 시간가는 줄을 모른 논다. 얼굴이 빨개지도록 눈싸움을 하고 서로 지치기도 하고 추위를 녹이려고 문방구에 들어간다. 문방구에서는 손난로를 비롯하여 뽑기, 불량식품, 문구 많은 것을 팔고 있다. 공간 안을 가득 채운 것들로 인해 통로는 비좁았지만 그만큼 아이들의 선택지는 많았다. 둘은 일부러 추위를 녹이려고 한참을 고민하는 척을 한다. 그러다가 지훈은 뽑기가 눈에 들어온다. 뽑기판은 도화지와는 다른 규모의 크기로 새것을 꺼냈는지 빽빽하게 채워져 있다. 군데군데 비어있는 것이 누군가 벌써 뽑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한다. 1등부터 5등까지 있어 등수마다 상품이 있다. 1등은 퀵보드, 2등은 가방, 3등은 문구세트, 4등은 불량식품 1000원어치 5등은 꽝으로 되어 있어 지훈은 현우에게 말을 한다.

 

현우 : 우리 뽑기 할래?

지훈 : 뽑기 좋지. 여기서 1등 2 정도 됐어.

현우 : (부러워하며) 진짜?  이런 번도 안됐는데.

지훈 : (으쓱하며) 내가 뽑는 운이 좋아서 그래.

현우 : 그럼 내가 테니까 네가 뽑아줘.

지훈 : 그래. 내가 퀵보드 타게 해줄게.

 

현우는 지훈에게 돈을 건네주고 지훈은 수많은 뽑기 중 10개를 손에 쥔다. 하나씩 열어보지만 나오는 것은 5 뿐이었다. 지훈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접힌 종이를 계속 열어보지만 1등은커녕 3등, 4등조차 나오지 않는다.

 

현우 : (짜증을 내며)  뭐야!  좋다며.

지훈 : (머쓱해하며) 오늘은 날이 아닌가봐.

현우 : 으휴, 가자 이제.

 

현우는 문방구를 박차고 나간다. 아무런 소득 없이 문방구를 나온 그들은 하릴 없이 걷는다. 둘이서 계속 이야기하던 도중 이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분위기는 갑자기 정적이 된다. 밟히는 눈들이 뽀득뽀득 소리를 내며 그들의 정적을 채워주는 듯하다. 아직은 서로에게 솔직하게 말을 용기가 없는 둘은 한참을 정적을 유지하며 걷는다. 현우는 그런 분위기를 이제 그만 느끼고 싶어 지훈에게 이야기 하려고 하는데 지훈이 먼저 입을 연다.

 

지훈 :  가는 거야?

현우 : 응, 다음 달에 간대.

지훈 : (슬픈 표정으로)  가면 나는 누구랑 놀아?

현우 : (지훈을 바라보며) 우리 전화는 아니까 내가 너한테 먼저 전화할게!

지훈 :  그래야 한다?

현우 : 당연하지!

지훈 : 근데 너는 나랑 만나는 힘들어?

 

현우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정말 솔직히 말해야하나 아니면 다른 말을 해야 하나 많은 생각을 한다.

 

지훈 : 나는 어떻게 됐든 네가 솔직하게 말해주었으면 좋겠어. 그래도 우리가 3 동안 같은 반이었고 항상 같이 다녔는데 나는 네가 너무 아무렇지도 않아서 약간 섭섭하거든.

현우 : (한참을 고민하며) 사실은 나도 너랑 헤어지는 싫어. 근데 일부러 괜찮은 하는 거야.

지훈 : (이해를 못하겠는 표정으로) 왜?

현우 : 우리가 힘들까봐.

 

지훈은 현우의 말을 듣고 초간 현우의 얼굴을 본다. 그제야 현우의 마음을 알겠다는 지훈은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걸어간다. 바람이 불어 나무에 쌓인 눈이 내리는 것처럼 떨어지고 현우와 지훈의 어깨에 소복이 쌓인다. 현우와 지훈은 아무 없이 걸어간다.

 

#S.17

현우는 분주한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어색함을 느낀다. 집안의 물건들이 하나하나 사라지고 있다. 방에 있었던 컴퓨터가 사라지고 옷장이 사라지고 나무상자가 사라진다. 모르는 아저씨들이 똑같은 조끼를 입고 집안의 물건을 도둑질하듯 하나하나 가져간다. 다른 점이 있다면 비닐로 감싸고 상자에 넣어서 가져간다는 점이다. 아침 내내 안은 시끄러웠다. 안에서는 이사하는 소리,  밖에서는 공사 소리가 세상을 울리며 현우를 괴롭힌다.

현우는 지훈의 생각을 한다. 지금 뭐하고 있을까, 이사를 가서도 어떻게 연락할까 라는 생각 오만가지 생각이 현우에게 머리를 감싼다. 그렇게 한참을 멍때리고 있을 엄마가 현우를 부른다.

 

엄마 : 현우야 지훈이 왔는데?

 

깜짝 놀라 밖으로 나가는 현우. 지훈이 손에 무언가를 들고 앞에 서있다. 지훈은 현우에게 다가와 손에 쥐어준다.

 

지훈 : 이거 내가 제일 아끼는 건데 가져.

현우 : 이게 뭐야?

지훈 : 이거 우리 엄마가 학교 들어갈 갖고 다니라고 했던 열쇠고리야.

현우 : 근데 이거 진짜 줘도 괜찮아?

지훈 :  엄마한테 허락 맡았어.

 

현우는 손에 들린 열쇠고리를 본다. 생김새가 모양을 하고 있어 어쩐지 지훈과 어울린다고 생각하여 미소를 짓는다.

 

현우 : 이거 근데 닮은 같아.

지훈 : 그거 보고 생각 하든지.

 

현우는 그런 지훈을 바라보며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이제는 떠나면 못본다는 사실이, 연락도 안될 같다는 사실이 아쉬워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처럼 눈망울에 물이 고인다.

 

현우 : (울먹거리며) 나는 너한테 지금 없는데.

지훈 : (현우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런게 뭐가 필요해. 나는 그냥 주고 싶어서 주는 건데. 친구한테 제일 아끼는 줘야하는 맞잖아!

현우 : 그럼 내가 이사 가면 너한테 바로 전화 할게.

지훈 : 그래 바로 도착하면 연락해.

 

현우와 지훈이 그렇게 이별을 준비할 똑같은 조끼를 입은 아저씨들이 하나 차에 타고 마지막으로 부모님도 나오더니 현우를 부른다.

 

엄마 : 현우야, 이제 거야 빨리 .

현우 : 알겠어, 지금 .

 

현우는 지훈을 안고 지훈에게 손을 흔들며 잘가라고 인사를 하고 지훈도 현우에게 웃으면서 인사를 한다. 현우는 차에 타고 차는 시동을 걸고 출발한다. 현우의 차가 지훈을 지나가고 창문으로 지훈을 계속 바라보면서 손을 흔든다. 지훈도 떠나는 현우의 차를 바라보며 손을 크게 흔든다. 그렇게 현우가 차는 점점 작아지더니 결국은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공사의 소음은 계속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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