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은 대입을 위한 중·고교생들의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취업과 대학원 진학을 위해 자격증부터 컨설팅을 받는 일명 '성인 사교육'이 성행하고 있다. 지난해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국내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인 3, 4학년 1080명을 대상으로 '취업 사교육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38.2%는 '최근 1년 이내에 사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왜 우리는 성인이 되어도 사교육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의 삶에서 사교육의 끝은 언제쯤 가능할까.

본지는 지난 12월 3일(목)부터 12월 10일(목)까지 우리 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인 사교육의 참여도와 이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는 총 53명이 참여했다.

재학생들은 성인 사교육을 얼마나 받고 있을까?

'성인 사교육 경험 여부'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41.5%가 '과거에 성인 사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거나, 현재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대부분은 기존에 취업을 위해 취득하던 어학 및 컴퓨터 관련 자격증뿐만 아니라 높은 학점을 받기 위한 온라인 전공 강의, 희망 직종 관련 전문교육(영어회화, 포토샵 및 그래픽 등)의 다양하고 세분화된 교육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인 사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한 학생들은 사교육에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로 '(취업, 대학원 진학 등의) 스펙을 쌓기 위해(20.8%)'를 꼽았다. 이는 성인 사교육이 취업 성공을 위한 필수적 요건으로 자리 잡아버린 사회적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자기계발을 위해(17%)'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으며 '대학 강의 이외의 추가적인 학습을 위해(3.8%)', '같은 연령대의 사람들이 대부분 받고 있기 때문에(1.9%)' 등의 답변이 있었다.

반면 '받고 있지 않다'에 응답한 학생들(58.5%)은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해서(34%)', '경제적 부담이 되어서(11.3%)' 등의 이유로 사교육을 받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국내 성인 사교육 시장에 대한 재학생들의 생각은?

우리 대학 재학생들은 '국내 성인 사교육 시장이 활발히 성행하고 있다'에 66%가 '예'라고 대답했다. 그 이유로는 '사교육을 받지 못하면 스펙 쌓기와 취업이 어려워지는 현실'을 꼽았다. '코로나 19로 혼자 공부하며 취업을 준비하기 어려워졌다'라는 의견과 '광고나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연령층과 관계없이 사교육 시장이 커지고 있음을 체감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앞으로도 성인 사교육의 참여율과 필요성이 높을 것이다'에는 73.6%의 학생들이 '예'라고 대답했다. 이 또한 소위 '스펙 쌓기 경쟁'과 '취업을 위해서라면 수요가 끊이질 않을 것'이라는 이유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과열되는 사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 "획일화된 소비성 교육과 사회적 압박감"

유형을 막론하고 모든 사교육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획일화된 교육만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고학점과 자격증 취득을 위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단기간에 이뤄지는 사교육은 주로 '점수 따기'를 목적으로 한 벼락치기식 교육이다. 때문에 양질의 정보 습득과 전공별 지식을 전문적으로 쌓기에 부적합하다는 평이 많다. 창의적이고 전공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는 대학생 시기에 취업을 위한 단편적인 교육이 과연 진정한 교육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회적 압박감도 무시할 수 없는 부작용 중 하나다. 설문조사에서도 알 수 있었듯이 성인 사교육이 필수요소로 통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되면서 사회적 압박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성공하지 못하면 실패, 한 번 실패하면 끝이라는 불안감을 비롯해 자신과 남을 비교하며 얻게 되는 스트레스는 사교육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과열된 사교육 시장을 잠재우는 건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하지만 경험을 쌓기 위한 노력과 그 과정에서의 배움은 경쟁과 평가 위주의 교육 환경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이다. 사교육이 곧 취업이라는 인식의 개선은 취업을 위해 벼락치기식으로 사교육을 찾는 습관적 굴레의 탈출구가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