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자치의 위기, 더해가는 무관심
학생 자치의 위기, 더해가는 무관심
  • 오승훈
  • 승인 2020.12.04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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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학생자치단체 선거 투표율은 42.06%48%인 작년에 비해 감소했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현장 투표제 대신 전자 투표제로 실시됐으며 선거운동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기존에는 선거운동 장소를 등록하고 피켓, 포스터 등을 들고 대면 선거운동을 했지만 이번 선거는 대면 선거운동이 일체 금지됐다.

 

감소한 투표율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코로나의 영향으로 선거운동을 대면 방식에서 온라인 방식으로 변경한 것이 선거운동의 효율을 떨어뜨렸다. 대면 방식은 학생들이 교내에서 선거운동 현장을 직접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어 효과가 있지만, 이번 온라인 선거운동 방식은 학생들이 비대면 수업으로 집에 머무르면서 선거 관련 정보를 접하기가 비교적 어려웠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투표율 감소의 고질적 원인인 저조한 관심이다. 실제로 우리 대학에 재학 중인 A(20) 학생은 솔직히 학생 자치 단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누가 뽑히던 체감이 되지 않고 크게 관심이 없기 때문에 투표를 하지 않았다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이 SNS에서 진행되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또 학생자치단체를 향한 학우들의 떨어진 신뢰도와 후보자들이 선거기간에 임하는 태도도 원인으로 꼽힌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학생자치단체 대표들의 크고 작은 논란들로 인해 학생들의 신뢰도는 크게 떨어졌다. 올해 학생자치단체만의 문제도 아니다. 이번 ‘2021 학생자치단체장 입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은 패널 질문에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답변을 하거나 무응답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후보자들의 소극적이고 준비되지 않은 토론회는 후보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투표를 하는 학생들이 과연 누구에게 한 표를 행사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한다.

 

무너져가는 학생 자치를 살리기 위해선 학생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은 주인 의식을 가져야 한다. 학생들이 직접 임원을 선정하고 당선된 임원은 표를 행사해 준 학생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공약을 이행한다. 하지만 투표율이 절반인 50%도 넘지 않게 된다면 절반의 학생들의 믿음은 얻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학생들이 본인이 가진 권리를 행사하여 선거에 참여한다면 학생 자치는 분명 다시 살아날 것이다.

 

공약을 이행하는 학생자치단체 임원들은 단순 자신의 스펙 쌓기 혹은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마음으로 활동해서는 안 된다. 임원들은 말로만 하는 형식적 소통이 아닌 학생 자치 단체와 학생들이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실질적 공약을 펼쳐야 한다. 임원들은 단순히 당선만을 위한 한시적 선행을 보이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학생들의 소리를 대변하고 학생들을 위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참여하는 사람은 주인이오. 그러지 않은 사람은 손님이다독립운동가 안창호 선생이 남긴 말씀이다. 이렇듯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간접적으로 참여를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은 투표다. 학생들의 작은 관심이 모여 다수가 만족할 수 있는, 우리 대학 학생들 모두가 주인이 될 수 있는 이상적 세상이 올 수 있도록 다음 선거에는 소중한 한 표, 행사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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