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창원 새끼 고양이 토막 훼손 사건, 부산 임신묘 토치 학대 사건 등 잔혹한 고양이 학대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여 대중의 분노를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7월 26일(일), 창원 도심의 한 주택가에서 새끼 고양이 사체가 발견되었다. 경찰은 발견된 사체들의 절단면 상태를 토대로 사람이 도구를 이용하여 사체를 훼손한 뒤 남의 집 마당에 버린 것으로 추정했다.
부산에서도 끔찍한 동물 학대가 발생했다. 지난 7월 25일 (월)에는 부산 금정구 두실역 인근에서 길고양이가 배와 다리 등에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이 고양이는 출산을 일주일 정도 남겨둔 임신묘였는데, 동물구조 유튜버와 지역 캣맘들이 구조하여 병원에 옮겼으나 사흘 만에 뱃속 새끼 고양이 4마리와 함께 숨졌다. 담당 수의사는 “화상으로 인해 몸속으로 침투한 세균이 패혈증을 일으켜 사망했으며, 상처 부위를 종합적으로 봤을 때 누군가 토치로 그을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잔혹한 고양이 학대에 많은 대중이 분노했다. 한 동물구조 유튜버는 고양이를 학대한 범인을 잡기 위해 사례금 300만원을 내걸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부산 임신묘를 불로 태워 죽인 학대범을 꼭 잡아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지금까지(8월 18일 오전 1시 현재) 4만 3천 명 이상이 동참했다.
동물 학대가 점점 잔혹하고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지만, 여전히 처벌 강도는 미약하다. 빌라 옥상에서 기르던 개 3마리 중 한 마리를 목에 줄을 감아 끌고 다니다가 죽음에 이르게 한 70대 가해자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되었지만 벌금 70만원을 선고받는 데 그쳤고, 길고양이 수백 마리를 끓는 물로 도살한 가해자는 80시간 사회봉사라는 매우 약한 처벌을 받았다.
이전의 ‘동물보호법’은 동물을 학대하거나 죽음에 이르게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명시했으나 올해부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개정됐다. 또한 동물을 유기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던 것을 올해부터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변경됐다.
하지만 과연 법을 강화한다고 동물 학대를 막을 수 있을까? 70대 가해자가 개의 목에 줄을 감아 죽였을 때도, 또 다른 가해자가 길고양이 수백 마리를 도살했을 때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법이 존재했지만, 가해자들은 ‘동물보호법’의 엄격한 처벌 수준의 근처에도 못 미치는 벌금 70만원과 사회봉사 80시간의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껍데기만 화려한 법은 필요 없다. 아무리 강력한 동물보호법이 존재해도 이를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사법부는 ‘동물 학대’가 심각한 사회 문제임을 인식하고 가해자들에게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 동물 학대는 지속적이고 상습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방법이 잔혹한 ‘범죄’다. 이러한 범죄의 대상이 지금은 동물에 그칠지라도, 동물 학대 가해자들이 자신들의 폭력 행위에 무뎌지고, 잔혹성이 증가한다면 그다음 대상은 인간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는 YTN 사이언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들은 일종의 우월의식에 의한 폭력성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공감성이 부족하고, 동물 학대를 저지르는 사람이 사람을 학대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모든 생명체는 감정을 느끼므로 동물을 인간의 소유로 여기는 사고에서 벗어나 하나의 생명, 그 자체로 바라보아야 한다. 또한 동물을 향한 가해자들의 범죄가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와는 무관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반려동물 인구 약 1000만 시대이다. 반려동물은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을 말한다. 동물 학대 신고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이 시대에서 동물도 우리와 함께 더불어 사는 생명체임을 깨달아야만 한다.
사법부의 반복되는 솜방망이 처벌은 잠재적 인간 대상 범죄에 대한 방관이다. 범죄의 대상이 국민이 되기 전에 국가는 강력하고 엄격한 처벌로 그들의 범죄를 막아야 할 것이다. 동물에 대한 대중의 인식 변화와 국가의 강력한 처벌이 함께 이루어졌을 때 우리는 그들의 범죄를 막을 수 있다.
동물과 인간이 범죄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더불어 살아가는 안전한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