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소통'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소통'이 필요하다
  • 박소민
  • 승인 2020.07.3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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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

우리는 과연 학생과 학교 간, 학생과 학생 간 오해가 없이 뜻이 통하고 있을까?

 

  올해 1학기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실험·실습·실기 과목을 제외한 거의 모든 수업이 비대면 강의로 이루어지고 학사일정이 계속 변경되는 등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 1학기는 총학생회의 빈자리를 학생자치단체장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대신했다. 비대위는 학교 관계자들을 만나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려 노력했지만, 학생들의 불만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연이은 학사일정을 비롯한 등록금 관련 회의에도 학교의 "논의 중이다" "긍정적으로 검토할 의사가 있다"는 애매한 답변들에 학생들은 비대위에게로 화살을 돌렸다.

 

  단지 학교와 회의를 진행하는 것만이 비대위의 역할은 분명 아니다. 학생들을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그 자리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필요로 한다. 학교의 대답이 명확하고 확실하지 않다면 더 명백한 대답을 끌어내는 것도 비대위의 몫이다. 아직 논의 중인 사안이라면 언제까지 답변을 얻을 수 있는지, 추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나 계획을 학생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비대위 학생들은 각 단과대 임원직을 맡고 있어 총학생회의 업무까지 감당하기는 버거울 것이다. 좀 더 효율적인 업무 분담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위해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구성원은 재학생들로 다시 뽑는 것도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지난 한 학기 동안 학교의 대응은 어땠을까. 고려대, 중앙대, 이화여대를 비롯한 수도권 대학 이외에도 충남권 대학인 단국대, 호서대, 선문대 모두 3월 16일(월) 개강을 했다. 하지만 우리 대학은 일주일이 늦은 3월 23일(월)을 개강일로 결정하며 다른 대학들보다 종강이 늦어지게 됐다.

  코로나의 장기화로 4월 5일(일) 기준 건국대, 숭실대, 이화여대 등 25개의 대학이 '전면 온라인 강의' 또는 '무기한 연장'을 발표한 가운데 우리 대학은 4월 24일(금)이 돼서야 실험·실습·실기 과목을 제외한 전면 온라인 강의를 발표했다. 이는 3월 13일(금) 가장 빨리 발표한 카이스트와는 한 달이 넘는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한참 늦은 대응이라 볼 수 있다.

 

  다른 대학들에 비해 늦은 개강일로 종강 날짜가 미뤄진 가운데 지난 6월 8일(월) 기말평가와 관련된 7차 학사일정이 공지되며 종강일이 또 한 번 미뤄지게 됐다. 대면 평가 1주 차에는 이공계열, 2주 차에는 인문사회계열 소속 학생들이 시험을 보는 것으로 학사일정이 변경된 것이다. 기존 7월 3일(금) 종강 예정이었지만 인문사회계열 학생의 경우 최대 17일(금)까지 미뤄지면서 학생들은 방학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또한 1·2주 차 단과대 선정 기준을 비롯한 전후 과정 설명이 없는 공지를 학생들은 바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이후 비대위는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학교 측과 간담회를 진행했고 이에 학교 측은 지난 6월 19일(금) 8차 공지에서 7차 학사일정 변경에 대한 추가안내를 공지했다. 8차 공지는 종강일 변경 사유, 기말평가를 2주간 분산하여 실시하는 이유와 단과대 배정 기준 등에 대한 설명이었다. 기말고사와 관련된 학사일정은 종강일과도 관련되어 학생들이 세워놓은 방학 계획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학생들과 대화를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은 '등교와 관련된 학생 안내 내용' 공지사항 중 "앞으로도 소통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던 학교 측의 말과는 다소 모순적인 행태다.

 

  일부 학생들은 이러한 소통의 부재로 발생한 등록금 환불 문제와 대면평가 통보에 대한 두 번의 대자보를 교내 캠퍼스에 부착했지만 학칙 위반이라는 이유로 학교 측에 의해 철거당했다. 학교 측은 해당 게시물을 철거하기 이전에 학생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예상치 못한 상황과 처음 겪는 문제로 이번 1학기는 모두에게 혼란스러운 시간이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결정 과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통해 학생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4월 말 잠시 한 자릿수를 보이던 확진자 수가 다시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상황은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2학기도 코로나의 영향으로 등교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온다면 적어도 1학기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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