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틀 열 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지만, 5월 11일(월)부터 출석 수업이 허용된 실험·실습·실기 과목 이외에 이론 과목의 경우는 대면강의가 아직 불투명하다. 대면 강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자취생들과 대학 상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속되는 대면 강의 연기, 자취생들은 곤란하다
변종원(디스플레이신소재공학, 15)학생은 현재 우리 대학 4구역에 위치한 자취방에서 생활 중이다. 그는 지난 1월, 약 360만 원을 지불하여 자취방을 1년 계약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개강이 재차 연기되고 온라인 강의가 지속되자 고향인 파주에서 머물렀다. 이달 중순부터 교내 근로를 위해 자취 중이지만 지난 2, 3월분의 월세는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채 지출됐다.
변종원 학생은 “자취방에 거주하는 이유 중 가장 크게 생각한 이점이 학교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이 또한 제약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자취방에 있자니 불편하고, 고향에 있자니 월세가 아까웠다”며 난처한 상황을 전했다.
신민경(경제금융, 17)학생은 1년 계약으로 약 420만 원을 지불해 3월 초 입주하였으나 현재 인천 본가에서 지내고 있다. 자취방 1년 치 비용을 선지불하였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좀처럼 본가를 떠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취방 양도를 고민해보기도 했지만 등교일이 재차 미뤄지면서 이마저도 아까운 월세를 낭비하지 않기 위한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신민경 학생은 “(양도를)이제 하고 싶어도 받을 사람이 있을까 싶다”며 심경을 밝혔다. 또한 “코로나 사태가 하루빨리 끝났으면 좋겠고, 학교에서도 등교일을 미리 공지해주셨으면 한다”며 학교에 바라는 말을 더했다.
음식점, 술집, 카페 모두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
등교가 늦춰지면서 우리 대학 상권도 비상이다. 불고기 전문점 사장 B씨는 “학생들의 방문이 80% 이상 감소하였고, 그에 따른 매출 역시 큰 폭으로 줄었다”고 토로했다. 배달을 병행하지만 기존 자취생 또는 기숙사생의 부재가 크게 작용해 그 마저도 여의치 않다. 그는 “손님이 줄어든 이유가 바이러스에 있기 때문에 위생을 더욱 신경 써도 예년처럼 다시 매출을 끌어올리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기존 음식과 차별화된 메뉴 구상과 홀보다 배달에 적합한 메뉴를 구성 중이다”라며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대학 학생 의존도가 높은 술집들 역시 녹록치 못한 상황이다. 대학 후문에 위치한 T 술집은 매출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찾아오는 손님이 대부분 우리 대학 학생이다 보니 온라인 개강의 영향력이 상당히 커 보인다. 술집 사장 C씨는 “매상이 얼마 되지 않다보니 월세 내기도 빠듯하고 알바생도 쓰지 못해 아내와 둘이 운영 중이다”라며 가게 운영에 차질이 있음을 전했다.
원두를 납품하고 콩을 직접 굽는 A 로스팅 카페는 대부분의 잔을 테이크 아웃 전용으로 바꿨다. 직원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주기적인 손 소독제 사용과 가게 내 소독 작업을 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매출은 50% 이상 감소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를 묻자 카페 사장 D씨는 “그래도 꾸준히 방문해주시는 단골손님들을 위해 가게 문을 닫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취생의 월세 낭비와 소상공인들의 매출 위축, 대책은?
전국 대학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배재대학교 총학생회의 행보가 눈길을 끌었다. 배재대 총학은 자취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해소하고자 ‘월세 감면 캠페인’을 실시하며 학교 게시판에 대자보를 붙이고 공인중개업소를 찾아다니는 등 적극적으로 문제 개선에 나섰다. 실제로 배재대 인근 공인중개업자는 이러한 학교의 뜻에 협조하여 자취생과 임대인의 각 입장을 서로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의 공동체적 극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낮춘 임대인에게 인하액의 50%를 국세 감면해주는 ‘착한 임대인 운동’을 실시했다. ‘착한 임대인 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돼 소상공인들을 한시름 놓게 해주었다. 천안시의 경우 ‘착한 임대인 운동’ 전개와 동시에 미담사례 접수처를 설치·운영하여 적극적으로 많은 참여를 유도했다. 아산시 또한 긴급 생활안정자금으로 18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착한 임대인 운동’을 지원할 방침을 세웠다. ‘착한 임대인 운동’은 임대인에게 좋은 이미지와 국세 감면의 혜택을 제공하고, 소상공인에게는 임대료 부담을 줄여준다.
우리 대학 자취생들과 음식점, 술집, 카페 모두 하나같이 “이겨내자”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非)대면 강의가 지속되면서 모든 대학 상권이 타격을 입었지만 이 사태를 이겨내기 위해 각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시점을 타파할 가장 좋은 방법은 코로나19의 종식이다. 공동체로서의 삶이 더욱 중요한 요즘, 배려와 지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