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일 거야.” 많은 학생들이 한손에는 꽃다발을 다른 한손에는 졸업장을 든 채 가족 또는 친구들과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이제 막 학생 티를 벗고 성인이 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그들은 학교라는 터를 떠나 사회인이 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졸업식이 열릴 때 즈음 날씨는 풀렸고 학교 이곳저곳 생기가 돋아났다. 한겨울 동안 잠시 멈췄던 셔틀버스 정류장 뒤 분수대는 다시 물을 뿜어냈고, 피닉스 광장 잔디밭에는 새싹이 나고 있었다. 이번에는 어떤 새싹들이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을까?
졸업은 새로운 시작
지난 21일(목) 우리 대학의 2019년 2월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이 날 학위 수여식에서는 학사 학위수여자 1,995명, 석사 학위수여자 222명, 박사 학위수여자 29명으로 총 2246명에게 학위를 수여했다. 교내 인문과학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대학원 석, 박사 학위수여식은 ▲학사보고, ▲학위증서 수여, ▲상장수여, ▲총장축사 순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학부 학위수여식은 단과대학 또는 학과별 특성을 고려하여 나눠 진행했다.
서교일 총장은 대학원 학위수여식 축사에서 “학업을 마친다는 것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하는 것으로 중국 고사성어인 ‘현량자고(懸梁刺股)’의 마음으로 갈고 닦은 실력에, 노벨상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아나톨 프랑스의 ‘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상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명언을 더하여 지금부터 끝모를 위대한 상상의 힘을 경주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순천향이 목표하는 ‘인간사랑’과 ‘휴메인 앙뜨레프레너쉽’도 바로 그러한 정신의 발현이자 가치의 실현에 토대를 두고 있다”며 “순천향대 동문으로서 학위수여의 영광에 도달하기까지 그동안 흘렸을 땀과 열정의 노력, 값진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사회 곳곳에서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며, 나아가 세계무대에서도 인류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새로운 주인공이 돼 줄 것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날 학부생 중 올해 전체 수석을 차지한 의학과 허재영 학생이 이사장상을, 경찰행정학과 김성미 학생을 비롯한 졸업생 6명이 총장상을 수상했다.
색다른 졸업식문화
우리 대학 말고 다른 대학교는 어떤 졸업식을 하고 있을까? 천안에 있는 백석대학교는 해외 취업으로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졸업생들을 위해 올해로 4년째 해외로 ‘찾아가는 졸업식’을 개최했다. 괌 쉐라톤 라구나 호텔에서 열린 졸업식에는 졸업생 외에도 현지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들과 학사부총장, 총 지배인 등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했다. 한편, 계명문화대학교도 역시 어학연수 후 취업할 국가에서 실무연수 예정인 31명의 졸업생을 위해 필리핀 세부에서 졸업식을 개최해 축하와 격려를 전했다.
평소에 꽃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졸업식에 꽃다발이 없으면 조금 허전함을 느낄 수 있다. 이제는 이런 꽃다발도 하나의 사업 아이템이 되었다. 서울시는 졸업‧입학 시즌에 맞춰 지난 2월부터 ‘도시청년 이동식 플라워마켓’을 대학가 일대에서 운영했다. 도시청년 이동식 플라워마켓은 서울시가 청년 일자리 창출과 화훼산업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2018년도 9월에 모집했고 접수는 서울특별시농업기술센터(환경농업팀)으로 방문 접수를 해야 한다. 이동식 플라워마켓은 졸업식뿐만 아니라 기타 서울시 행사 등과도 연계해 진행하고 있다. 다만, 사업기간 동안은 서울시 주민등록을 유지해야 하고, 공고일 기준 만 18세 이상 ~ 만 39세 이하 팀으로 1팀당 2~3명이어야 한다.
[졸업생 인터뷰] 새내기에게 하고 싶은 말
신예섭(신문방송, 13) 학생은 대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잘한 일로 꼽았던 건 바로 ‘대외활동’이었다. “아무래도 학교에만 있다 보니 일상에 권태를 느꼈고,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 내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같이 느껴졌다. 복학하고 나서는 학과 활동도 좋지만 대외활동에 집중했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 지원해서 실무진과 만나 직접 프로젝트를 진행해볼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대학, 꿈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보니 내 견문도 넓힐 수 있었고 남는 추억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에게 “처음 하는 조직생활이 꽤 어려울 수 있다. 나 역시 처음 입학했을 때 적응을 잘 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적응을 못했던 시간이 너무 아깝다. 군대 2년이 포함되어 있었음에도 체감상 대학교 4년이 굉장히 빠르게 지나갔다. 그러기에 주어진 매 순간을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 빛을 바랄 것이다”고 전했다.
해당 학생은 4년 간 대학교를 다니며 후회했던 것은 <학점>으로 꼽았다. “대학생이고, 성인이라는 생각에 정말 미친 듯이 놀았다. 매일 밤마다 동기들과 술을 마시고, 도서관을 갈까 하다가도 어느새 맥주잔을 기울이며 해가 뜨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학점을 챙기지 않았던 게 너무 아쉽다. 인턴으로 지원하고 싶은 기업의 학점 기준이 3.5여서 지원하지 못했다. 요즘은 블라인드 채용으로 지원서에 학점을 게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학점은 대학에서 내가 수업을 성실히 들었는지 알아보는 척도이다. 기업에서 나를 가장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기에 놀 땐 놀더라도 학점은 꼭 챙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설렘과 두려움을 가질 신입생들에게 “모든 것이 처음이라 많이 낯설 것이다. 수능이라는 큰 관문을 넘고 대학생이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우리 대학에는 해외봉사, 어학연수, 튜터링 등 대외프로그램이 굉장히 잘 되어 있다. 무엇보다 학과에 계신 훌륭한 교수님들 덕분에 배움의 즐거움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생에 있어 가장 에너지가 넘칠 때가 바로 대학생이 아닌가 싶다. 그 시기를 부디 잘 즐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혜라(미디어콘텐츠, 15) 학생은 대학생활을 하면서 얻은 건 ‘친분’이었다. “고등학교 내에서는 반 친구들하고만 놀다가 대학교 들어오니 인간관계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지만 점점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2학년 때, 내가 가진 인간관계가 넓지만 얕은 관계인 것 같아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허탈함도 느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의지할 수 있는 진정한 내 사람들이 생긴 것 같아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미디어콘텐츠학과여서인지 학기 중에 시험보단 과제가 많았다. 지금까지 했던 과제 파일들을 모두 삭제하지 않고 USB에 옮겨두었다. 이렇게 모아두니 대외활동이나 동아리에 지원할 때 포트폴리오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 과제를 보며 프로그램을 다루는데 어느 정도 성장을 했는지 가시적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1학년 때부터 했던 과제들을 모아두면 대외활동이든, 인턴이든 언젠가는 필요할 때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추천하는 건 바로 블로그이다. 성격 상 기록하는 것을 좋아해서 1학년 때부터 일상, 자격증, 대외활동 등의 활동을 모두 블로그에 기록해두었다. 이렇게 보니 4년 간 내가 어떤 활동을 했고,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냥 일상글을 올리는 것 같지만 하루를 되돌아볼 수 있고, 내 자신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다른 동기들도 블로그를 자주 하고 있는데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되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입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대학생활은 생각보다 길었다. 20대가 영원할 것 같지만 영원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하고 싶은 건 다 해보려고 노력했다. 친구들과 조별과제를 하며 밤새보기도 하고, 피닉스 광장에서 미친 듯이 막걸리를 마셔도 봤으며, 선‧후배들과 학과홍보영상공모전에 출품해 수상해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후회가 남았다. 그러니 할까 말까 할 때는 하는 것이 좋다. 실패해도 괜찮다. 어쩌면 대학은 실패를 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는 곳이니 말이다”고 전했다.
유혜정(의약공학, 14) 학생은 1년 휴학한 후 이제 졸업한다. “나는 내 전공과 앞으로의 직업 적성이 나와 맞지 않는 것 같아 괴리감을 느꼈다. 그 후로, 학교에 있어도 공부를 하는 게 즐겁지 않았고 그저 하루하루 시간을 버릴 뿐이었다. 나에겐 전환점이 필요했고 1년만 휴학을 해보자 해서 부모님을 잘 설득한 후 휴학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휴학한 후, 나에 대한 고민을 더 깊게 할 수 있어서 좋았고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보며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았다. 만약 학교에 있었다면 아마 신경 쓸 게 많아서 하지 못했을 것이다. 혹시나 휴학을 생각하는 학생들에겐 휴학이 무작정 시간을 버리는 것은 아니라고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신입생이 부럽다. 대학교 1학년만이 가진 풋풋함과 에너지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며 “혹시나 자신의 진로와 전공이 맞지 않다고 느낄 때는 학교에 있는 학생상담 프로그램을 지원해보는 것이 좋다. 우리 학교 진로개발지원팀에서 운영하는 진로지원관 상담은 각 단과대별로 이루어져 있어서 굉장히 전문적이고 세심하게 상담을 잘해주셨다. 친구나 부모님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진로고민이 있다면 때로는 제3자에게 털어놓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제 들어올 19학번에게 “취업난인 만큼 나는 1학년 때부터 취업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살았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괜한 걱정이었던 것 같다. 그 불안감은 자신을 더 움츠리게 만든다. 언제든지, 어디에서나 당당하게 살아가라고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