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거닐다 보면 베레모를 쓰고 제복을 입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우리 대학의 ROTC이다. 학생군사교육단(이하 학군단)은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에게 군사교육을 하고 졸업과 동시에 장교로 임관 시켜 초급 지휘자를 양성하는 제도이다. 학군단은 4년제 대학 재학생이 지원할 수 있으며, 전국에 110개의 학군단이 있다. 제167 순천향대학교 학군단은 지성과 덕성, 체력을 겸비한 리더 양성을 목표로, 변화와 혁신의 역사 속에서 야전 직무수행 능력을 갖춘 ‘강한 소대장’을 육성한다.

  우리 대학은 지난 3월, 60·61기 학군사관 후보생을 모집했다. 1차 선발→2차 선발→최종 선발, 총 3번의 시험을 거쳐 합격자 선발이 이루어진다. 1차 선발에서 필기고사, 인성검사를 하고 2차 선발에서는 면접과 체력검정이 이루어진다. 이후에 신체검사와 신원조회를 적용하여 종합성적순으로 최종 선발된다. 지원서 접수 이후 최종 선발까지 약 5개월의 기간이 걸린다.

  지난 4월 6일(토)에 실시된 필기고사는 총 3교시로 나뉘었다. 1교시에는 공간 능력, 언어·논리력, 자료 해석, 지각속도를 평가했다. 이 평가는 58분 동안 이루어졌으며 배점도 가장 높았다. 2교시에는 직무성격과 상황 판단이 50분 동안 진행됐다. 직무 성격 검사엔 점수가 배점되지 않았다. 마지막 3교시에는 국사 시험과 복무적합도 검사가 이뤄졌다.

  학군단 합격자 중 다수가 국사를 중요시했다. 최재원(IT금융, 17) 합격자는 “국사를 먼저 공부하고 외운 후, 다른 시험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국사는 미리미리 하지 않으면 늘지 않으니 꾸준히 풀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체력시험은 지난 4월 27일(토)에 이루어졌다. 뜀걸음,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3개 종목을 평가했다. 점수 구성은 뜀걸음 총 50점, 윗몸일으키기 25점, 팔굽혀펴기 25점이다. 모두 9급까지 나누어지며 윗몸일으키기와 팔굽혀펴기는 한 등급 당 0.5점이 감점이나 기준 이하여도 불합격되지는 않는다. 뜀걸음 역시 9개의 등급으로 나누어져 있으나 등급 당 1점 차이가 나며 일정 시간 내로 들어오지 못하면 불합격 판정을 받는다.

  뜀걸음은 남자 지원자는 1.5km를 여자 지원자는 1.2km를 뛴다. 남자 지원자는 6분 8초 이내가 1급이며 10초 간격으로 등급들이 나누어진다. 7분 28초를 초과하지 못할 경우, 불합격된다. 여자 지원자는 5분 30초 이내가 1등급이나 등급 간 간격은 10초다. 7분 30초를 초과할 경우 불합격이다. 윗몸일으키기는 남자 1등급은 74회 이상, 4회 간격으로 등급이 나누어지며 42~45회가 9급이다. 여자 1등급은 59회 이상, 4회 간격이며 27~30회가 9급이다. 팔굽혀펴기 1등급은 남자 64회 이상, 4회 간격에 32~35회가 9급이며 여자는 31회 이상, 2회 간격에 15~16회가 9급이다. 윗몸일으키기와 팔굽혀펴기는 9급 이하여도 9급과 동점을 받는다.

  인터뷰한 5명의 합격자 모두 체력시험에서는 ‘꾸준함’을 강조했다. 임혜경(기계공학, 18) 합격자는 “전문적인 운동보다는 팔굽혀펴기부터 시작해 하나씩 운동해 늘려갔다”며 “체력만큼 노력의 성과가 확연히 보이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달 뒤인 5월 16일(목)에 면접시험이 진행됐다. 면접시험은 정해진 답이 없기 때문에 지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험이다. 총 4개의 시험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평가기준은 1시험장이 <논리성, 사회성, 표현력> 2시험장은 <지원동기, 성장환경, 희생정신, 국가관/안보관> 3시험장은 <신체균형/자세, 발성과 발음> 4시험장은 <인성/품성, 종합판정>이다.

  1시험장은 지원자들의 토의형식이다. 10분 전에 주제를 뽑고 지원자들은 자료를 찾을 시간을 갖는다. 이후 시험장에 들어가 평가를 시작하면 자유롭게 토의하면 된다. 면접관들의 개입은 최소화되고 지원자들 간의 토의를 보며 점수를 부여한다. 단순히 좋은 언변이 좋은 점수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청의 자세 또한 중요하다. 2시험장은 지원자가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한 질문들과 최근 이슈 또는 사회적 이슈 배경 지식을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3시험장은 일반적인 면접 형태는 아니다. 면접관의 요구에 따라 차려, 행진, 방향전환 등 간단한 제식이 이루어진다. 4시험장은 인성과 품성을 요구한다. 특정 상황의 대처방법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지원자들이 주의할 점은 장신구를 하거나 대학, 학과 또는 특정 신분이나 소속을 나타내는 복장을 해서는 안되며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는 단정한 옷차림을 해야 한다. 수험표와 신분증은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5명의 합격자 중 3명은 ‘자신감’을, 2명은 학군단 동아리 ‘충무공의 딸들’의 도움을 이야기했다. 김정민(경제금융, 18) 합격자는 “필기 이후 떨어질 줄 알고 나들이 간다는 편안함을 가졌다”며 “어차피 한 번뿐인 면접에서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고 오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답했다. 임혜경(기계공학, 18) 합격자는 “동아리에서의 연습이 도움이 되었다”며 “혼자 준비할 때는 부정확한 정보와 막막함이 있었지만 ‘충무공’ 동아리에서 사소한 것부터 잡아주어 면접에서 당당히 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 대학은 충남지역에 있지만 전국 학군단에서는 충북권역으로 분류되어 있다. 충북대, 한국교원대, 호서대, 서원대 등 우리대학을 포함한 9개 대학이 충북권역이다. 남후보생은 각 대학마다 선발 인원이 주어지지만 여후보생은 각 권역별로 인원이 한정되어 있다. 충북권역에서는 내년부터 후보생이 될 60기가 36명, 그 다음인 61기가 8명이 배정되었다. 우리 대학은 이 중 60기 5명, 61기 3명으로 훌륭한 결과를 남겼다.

  학군단은 앞으로도 더 많은 지원자들을 배출하기 위해, 또 후보생들이 훌륭한 장교로 임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금도 이 기사를 보며 망설이고 있다면 지원부터 해보자. 당신의 노력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