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 카페에 만연한 일회용 플라스틱 컵, 해법은 없는 걸까?
대학 내 카페에 만연한 일회용 플라스틱 컵, 해법은 없는 걸까?
  • 윤원섭
  • 승인 2019.11.1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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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텀블러 캠페인>과 텀블러 세척기 등 혁신적인 환경보호 캠페인도 진행 중
사진=윤원섭 기자
사진=윤원섭 기자

  점심시간이 오면 우리 대학 내 그라찌에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선다. 카페를 나서는 사람들 손에는 하나같이 일회용 컵이 들려있다. 환경보호를 위해 텀블러를 사용할 수도 있으나, 대다수 학생은 카페에서 제공하는 일회용 컵을 사용한다. 학생들이 일회용 컵을 사용할수록, 쓰레기통도 플라스틱 컵으로 넘쳐난다. 이런 일회용 컵 상당수는 재활용도 불가능하다.

 

나날이 심각해지는 플라스틱 문제

  생태계 파괴와 같이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위협은 매우 광범위하다. 더욱이 플라스틱은 분해되기까지 매우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플라스틱이 완전히 분해되려면 무려 450년이란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는 여전히 허술하며 사용량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발생량은 92.8kg으로 미국과 영국, 프랑스보다 배출량이 많다. 플라스틱 배출량만 놓고 이야기하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 발생량에서 2위를 차지한다.

사진 출처=Jasmin Sessler / Pixabay
사진 출처=Jasmin Sessler / Pixabay

  오늘날 전 세계는 플라스틱 제로(Plastic Zero)를 위한 정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의 경우 2030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 배출을 반으로 감소한다는 목표를 내세웠고, 캐나다는 2021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보다 앞선 2017년부터 케냐는 나라 내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 중이다. 이를 어길 경우 최대 4만 케냐 실링(한화 4,200만원)의 벌금 또는 최대 징역 4년을 받을 수 있다. 극단적인 조치 시행이 2년이 지난 오늘날 케냐는 비닐봉지 국가라는 오명을 떨쳐냈다.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금지

대학 내 카페는 단속 기준이 모호해

  지난해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로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는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 지난해 51월부터는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있다.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금지 시행 초기에는 카페 점주들의 반발이 거셌다. 테이크아웃이 아닌 이상 매장 내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사용할 수 없다. 이를 어길 경우 위반 횟수와 매장 면적별로 점주들에게 5만 원에서 많게는 2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 내 카페의 경우 이 법안 적용이 모호하다는 한계가 있다. 점주의 영향력과 테이블 개수, 면적 등을 단속원이 바로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공동 경영을 하는 경우, 편의점이나 학생 식당과 함께 테이블을 공유하는 경우에도 법안 적용이 애매하다.

  우리 대학에는 총 4개의 카페가 입점했다. 의료과학대학교 앞과 학생회관, 향설생활관 1관과 2관에 위치해 있다. 향설생활관 1관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테이크아웃형으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향설생활관 1관의 경우 머그컵을 구비해놓았으나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반면 학생회관과 향설생활관 2관의 경우 테이블을 학교가 관리하기 때문에 굳이 머그컵을 구비할 이유가 없었다.

 

플라스틱 사용도 줄이고, 경제적인 소비도 가능한 ‘0텀블러

텀블러 사용을 보다 편리하게 하기 위해 노력 중인 한양대학교

  타 대학 내 카페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학생들의 요구에 민감하기 때문에 카페 내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해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 대다수였다. 결국, 문제의식을 가진 학교와 학생들이 해결을 위해 나섰다. 서울대학교 제로유 컵 디자인(Zero-U Cup)SK Sunny<0텀블러 캠페인>은 국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학생 참여형 환경보호 프로젝트다.

국민대학교 법학관에 붙여있는 0텀블러 포스터. 사진=윤원섭 기자
국민대학교 법학관에 붙어있는 0텀블러 포스터. 사진=윤원섭 기자

  두 프로젝트 모두 공유경제에 착안해 텀블러를 대여하는 방식이다. 서울대학교 제로유 컵(Zero-U Cup)은 디자인 대학에서 추진 중이며, <0텀블러 캠페인><SK 대학생 자원봉사단 Sunny>가 수도권 4개 대학교(국민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성균관대학교)와 함께 진행하는 합동 프로젝트다. <0텀블러 캠페인>은 교내에서 일회용 컵 대신 ‘0텀블러를 사용하자는 환경 운동으로, 학생들은 학교 곳곳에 배치된 텀블러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개인 텀블러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공용 텀블러로 커피를 마시고 교내에 비치된 반납함에 넣어주면 된다는 편리함이 있다. 매주 학생 봉사단이 직접 텀블러 수거와 세척 등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0텀블러 이용 시 할인을 적용하는 이벤트를 시행해 텀블러 사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이에 시행 초기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학생 수는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대학교에 설치된 0텀블러를 사용하는 학생. 사진=윤원섭 기자
국민대학교에 설치된 0텀블러를 사용하는 학생. 사진=윤원섭 기자

  이화여자대학교에 재학 중인 황주형(약학, 13) 학생은 최근 교내에 배치된 0텀블러를 처음 사용했다. 그는 건조기에 사용법이 적혀 있고, 별다른 절차 없이 이용할 수 있어 매우 편리했다. 또 교내 카페에서 음료를 구매할 경우 200원 이상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덧붙여 굳이 종이컵이 없더라도 텀블러 덕분에 교내 정수기 사용이 편리하다고 말했다.

  한양대학교는 학생들이 텀블러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 플라스틱 프리(Plastic Free) 캠퍼스 조성을 선언한 한양대학교는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수렴해 교내 곳곳에 텀블러 세척기를 설치했다. 아이디어를 제공한 SEF(Sustainable Eco-Friendly) 기획단은 텀블러 세척기를 계기로 일회용 컵 사용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개선을 목표로 활동 중이다.

 

우리 대학도 플라스틱 프리(Plastic Free) 캠퍼스 조성을 위해 앞장서야

  카페를 자주 간다는 김유정 (유아교육, 19) 학생은 우리 대학도 텀블러 사용이 편리한 환경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 텀블러를 사용하는 편이다. 그런데 텀블러는 음료가 가방에 샐까 걱정도 되고, 무엇보다 학교에서는 세척이 어렵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우리 대학은 친환경 그린 캠퍼스 구축에 앞장선다고 말해왔다. 그렇지만 환경보호를 향한 학생들의 인식 정도는 여전히 낮다. 이제는 우리 대학도 플라스틱 프리(Plastic Free) 캠퍼스 조성을 위해 고민하고, 환경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설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