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청소노동자,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우리 대학 청소노동자,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 이건혁
  • 승인 2019.10.06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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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마법'같은' 일을 경험한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마법이 아니다.
우리는 매일 마법'같은' 일을 경험한다. 하지만 이것은 결코 마법이 아니다.

 

  지난 8, 서울대학교에서 청소노동자가 휴게시설에서 숨졌다. 경찰은 청소노동자 A(67)씨의 사인을 평소 앓고 있던 지병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당시 A씨가 사망한 휴게시설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1, 서울권 대학과 청소노동자들 간 갈등이 발생했다. 매년 최저임금이 인상됨에 따라 대학들이 청소 및 시설관리직을 단기계약직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매해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비합리적 대우가 논란이 되고 있다. 과연 우리 대학은 청소노동자들에 대해 어떻게 대우하고 있을까?

 

우리 대학 청소노동자 고용현황

  한국노동연구원의 <월간 노동리뷰 20162월호>에 실린 대학 청소용역직 노사관계 실태와 쟁점(임주환)’은 서울소재 45개 일반대학을 대상으로 전화 또는 이메일을 통해 청소노동자 직·간접고용 현황을 조사했다. 201511월 기준으로 45개 대학 중 38개 대학이 응답했다. 이 중 33개 대학이 전부 또는 일부 인원에서 용역업체를 통한 간접고용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이 중에서도 연세대, 이화여대 등 19개 대학은 전원 간접고용이다. 오직 5개 대학만이 정규직, 계약직 형태의 직접고용을 시행하고 있었다.

  <월간 노동리뷰 20191월호> ‘대학 청소용역서비스산업 노사관계 평가와 전망(조혁진)’은 2018년 대학교 청소노동자 인원감축 사례를 보여준다. 숭실대는 20171231일부 퇴직자 자리를 충원하지 않았고 연세대, 고려대를 포함한 7개 대학은 2017년 퇴직자 자리를 단시간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방식으로 대체했다.

  우리 대학은 직·간접고용 혼용 형태다. 사무처 자료에 따르면 올해 924() 기준으로 직고용환경근로자 32, 용역환경미화근로자 85, 11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직접고용 노동자들은 우리 대학 도서관과 유니토피아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각각 문헌팀, 시설팀 소속이다. 추가로 천안의대 근무자도 있다. 우리 대학은 건물 신축 시 발생하는 청소, 시설관리분야 수요에 대해 장애인과 같은 사회취약 계층을 위주로 직접고용하고 있다. 한국장애인 고용공단 충남지사에서 추천을 받고 면접을 본 후 채용하는 방식이다. 작년 125, ‘충청대학권 대학 사무처장 간담회가 우리 대학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박춘란 당시 교육부차관은 우리 대학의 이러한 고용방식을 우수사례로 꼽았다.

 

우리 대학 휴게시설

  8월에 발생한 청소노동자 사망사건으로 서울대학교 휴게시설이 공개되었다. 작년 7월 고용노동부가 작성한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 · 운영 가이드>에서는 최소면적, 냉난방 및 환기시설, 휴게시설 위치 등에 대한 가이드가 마련되어 있으나 해당 휴게시설은 창문도, 에어컨도 없는 계단 아래에 마련된 간이 시설이었다.

  생활지원팀 문의 결과, 건물마다 휴게시설이 있으며 냉난방 등 기본적인 시설이 갖춰져 있다고 답했다. 다만, 청소노동자들의 사생활 문제, 담당자 허가 문제 등으로 기자가 직접 건물마다 확인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대신 향설생활3관 휴게시설 공사 관련 자료에서 에어컨이전설치’, ‘급배수 설비등의 항목을 확인했다.

 

청소노동자에 대한 대우

  사무처 <환경미화근로자 직고용 현황> 자료에는 근로자 복지제도가 명시되어 있다. ‘환경미화용역 근로자도 부속병원 이용 시 진료비 지원제도 시행’, ‘법정 근로자 휴가일 직원과 동일 적용 등 사기진작 및 차별해소’, ‘개교기념일에 기간제 근로자 중 근무성적이 우수한 직원에 대해 총장표창. 포상자에 대해서는 정규직 선발 시 인센티브 제공이 적혀 있다. 실제로 개교기념행사마다 총장상 또는 이사장 표창을 수여했다.

  세 번의 개교기념행사를 확인했다. 2016331일 열린 <건학 38주년 기념 행사>에서 총장상을 시설팀 소속 청소노동자 1명이 받았다. 2018년도에는 이사장 표창 1, 총장상 2, 올해에는 1명이 총장상을 받았다. 올해는 시설팀 1명이 총장상을 받았다.

  매년 사무처장이 주관하는 격려오찬행사가 진행되며 2019학년도 하계 직원연수 관련 문서에서 27명의 청소노동자 명단을 확인했다.

 

  현재 우리 대학은 청소노동자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비합리적인 관습들을 없애고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약자 계층을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노력이 미래의 자기변호가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더 나은 모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매일 아침 마법 같은일을 목격한다. 지난밤에 쌓여있던 쓰레기가 다음날 아침이면 사라져있다. 그러나 마법은 없다. 마법 같은 일을 위해 묵묵히 애쓰시는 분들이 계시는 것뿐이다. 우리를 위해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명백하다. 청소노동자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 학교에 대한 감시. 내일 아침, 바삐 청소하고 계실 분들에게 가벼운 인사를 건네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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