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 열풍, 학우들에게 묻다
마라탕 열풍, 학우들에게 묻다
  • 박상현
  • 승인 2019.09.18 0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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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탕의 모습<br>​​​​​​​사진 (박상현 기자)<br>
마라탕의 모습
사진 (박상현 기자)

 

 신창의 한 식당 앞, 인도에 학생 10여 명이 한 줄로 서 있다. 학생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혼자 휴대전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더운 날씨 탓에 땀을 닦아가면서도 그들이 줄을 서는 이유가 있다. 바로 마라탕을 먹기 위해서다.

 

전국에 퍼진 마라향

 마라의 '마(麻)'는 저리다, '라(辣)'는 맵다는 뜻이다. 풀어서 말하면 '혀가 마비될 정도로 맵다'가 된다. 마라탕은 두반장과 고춧가루를 넣고 육수를 부은 뒤, 원하는 대로 각종 채소와 완자, 고기 등을 넣고 만든다. 우리에게는 낯선 초피, 팔각, 정향 등의 향신료를 향유로 쓴다.

 마라탕은 중국 사천지방에서 즐겨 먹는 음식이었다. 얼얼한 소스 탓에 자극적이고 알싸해 중독성이 강한 편이다. 한국에서는 20대를 중심으로 몇 년 전부터 인기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마라탕의 인기로 올해 주요 제과 업체들이 스낵 제품에 마라 맛 신제품을 추가했다. 라면 업계도 마라와 관련된 파생 상품이 점차 늘고 있다. 프랜차이즈 치킨 B 업체도 지난 4월 마라가 들어간 치킨을 내놔 1개월 만에 15만 개 이상을 판매하기도 했다.

 

우리 대학에도 마라탕 유행

 전국적인 마라탕 유행은 신창에도 영향을 미쳤다. 작년까지 우리 대학가 마라탕 음식점 수는 한 곳에 그쳤다. 지금은 두 곳이 늘어 총 세 곳이 됐다.

 위치도 가까워졌다. 기존 마라탕 음식점은 우리 대학 후문에서 500m 남짓 떨어져 있었다. 그에 반해 학기 시작 직전 개점한 A 점포는 후문에서 약 300m 거리이며, 개강과 동시에 개점한 B 점포는 후문에서 100m도 채 되지 않는다. 박혜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 18) 학우는 "기존 점포는 중국인을 주 고객층으로 봤기 때문에 중국인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있었던 것 같다"며 "이제는 한국인들도 많이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위치를 우리 대학 후문 근처로 잡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생각하는 마라탕의 인기 요인

 마라탕 인기 요인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은 다양했다. 허지혜(특수교육, 18) 학우는 "한국 음식에서 접하기 힘든 독특함과 특유의 매운맛이 중독적이라 인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환(법학, 17) 학우는 "새롭고 자극적인 맛을 추구하는 20대의 욕구를 충족시켜줘서 지금처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SNS가 인기의 원동력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박지현(사회복지, 18) 학우는 "SNS를 통해 맛있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다 보니 한 번씩 먹어보게 되는 것 같다"며 "유명 스트리머들이 먹는 영상도 꾸준히 인기를 얻다 보니 분명 파급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위생 논란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6월 마라탕 전문 음식점 63곳을 점검한 결과 37곳이 위생 불량 등 식품위생법령을 어긴 것으로 확인됐다. 한창 마라탕 열풍이 이어지던 상황이라 더욱 화제가 됐다. 사건 이후 마라탕 위생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남아있다.

 학보사에서 우리 대학 학우들을 대상으로 9월 4일(수)부터 9월 9일(월)까지 6일간 대학가 마라탕 음식점에 대한 만족도 설문을 했다. 전체 응답자 151명 중 우리 대학 근처 마라탕 음식점을 이용해본 사람은 106명이었다. 그중 17명이 '불만' 혹은 '매우 불만'이라고 답했다. 만족하지 못한 이유는 위생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차혜란(법학, 17) 학우는 "위생 논란 이후 가게에 들어갈 때마다 청결 상태부터 확인하게 된다"며 "새로 생긴 가게나 유명한 프랜차이즈들은 위생 문제가 없을 것 같아 그런 곳을 찾아다니게 된다"고 말했다. 김민채(의료생명공학, 18) 학우는 "마라탕이 갑작스럽게 인기가 늘다 보니 위생에 대한 관심이 더 쏠린 것 같다"며 "위생 불량인 식당은 많은데, 유행하는 음식이기 때문에 비위생적인 이미지가 더 부풀려진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라탕 유행,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

 학생들은 마라탕의 유행이 얼마나 갈 것인가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김도희(법학, 17) 학우는 "떡볶이와 같은 한국 음식처럼 변모하여 K-마라탕의 형식으로 꾸준히 인기를 끌 것 같다"고 말했다. 최나경(미디어커뮤니케이션, 18) 학우는 "한 동안 인기를 끌다가 인기가 한풀 꺾이며 애호가 층만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학우들이 원하는 마라탕 음식점의 모습

 이어진 설문에서 학우들이 원하는 마라탕 음식점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우리 대학 마라탕 음식점에 바라는 점 혹은 개선할 점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 수 106명 중 73명이 "위생관리에 철저했으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최소 가격이 더 낮아졌으면 좋겠다"고 답변한 학우가 42명, "직원들이 더 친절했으면 좋겠다"고 답변한 사람이 23명으로 뒤따랐다. 기타 의견으로 "유행에 휩쓸려 전문성을 갖추지 않고 창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답변도 있었다.

 

 정재현(화학, 19) 학우는 "마라탕 자체에 여러 논란이 있지만, 기본을 지킨다면 저 역시 꾸준히 이용할 것"이라며 "우리 대학의 마라탕 음식점들은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지켜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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