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수강 신청 방식, '눈 가리고 아웅'은 아닐까
바뀐 수강 신청 방식, '눈 가리고 아웅'은 아닐까
  • 이서연
  • 승인 2024.09.27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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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무처 학사팀은 2024학년도 2학기부터 수강 신청 안정화와 매매 방지를 위해 제도를 변경했다1차 전체 학년 수강 신청 날부터 발생한 잔여석은 당일이 아닌 정정 기간에 신청할 수 있다. 마지막 날 생긴 잔여석은 수기 신청을 받는다. 잔여석을 바로 신청할 수 있던 기존 방식은 각 학년 수강 신청에만 가능하다.

 

 우리 대학은 중핵, 특정 학과 전공 여석 부족 문제가 있다. 보통 수강 신청에 실패한 경우, 정원 외 수기 신청으로 해결한다. 하지만 해당 방법으로도 해결이 어려운 경우 과목 거래를 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20238월 학사팀에서는 이를 인지하고 매매 근절 안내문을 발표했다. 1년 후에 방지책을 도입한 것이다.

 

 처음 도입된 제도인 만큼 학생들의 반응도 다양했다. 조예원 (사회복지, 23) 학우는 과목 매매를 방지하고 공정한 수강 신청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며 제도 도입 의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장단점에 대한 질문에는 학년마다 전공 필수 과목이 있는 학과 특성상, 수강 신청이 치열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반면, 불만족한 학생도 있다. 이승아 (한국문화콘텐츠, 23) 학우는 매매를 막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사람이 비효율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도입 첫 학기에 골머리를 앓은 경험도 벌써 여러 번 있다. “과목을 변경하고 싶어서 기존 과목을 취소했다. 하지만 오늘 신청할 수 없는 걸 신청 버튼을 누르고 알았다.”며 부족한 편의성을 지적했다.

 가장 큰 단점은 잔여석이 언제 생긴 건지 신청하기 전까지 모른다는 것이다. 만약 시간표 정정을 위해 기존 과목을 취소했다면 피해는 더욱 커진다. 이전 방식에서는 강의를 취소해도 강의 번호를 신청 창에 빨리 입력하면 대부분 번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학기부터 불가능하기 때문에, 심각한 경우 강의를 전부 놓치게 된다.

 이승아 학우는 전체 수강 신청과 정정 기간은 사실상 신청 시간이 1분으로 느껴진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체 수강 신청은 10시부터 16시까지, 2차 신청은 10시부터 24시까지 서버를 연다. 하지만 대부분 정시에 경쟁이 끝나기 때문에 서버 개방 시간을 체감하기 힘들다. 해당 현상은 정정 기간이 끝나가거나, 강의 인기가 높을수록 심해진다.

 

 의도는 좋았지만, 편의성이 부족했다. 다른 학교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이화여자대학교는 대기 순번제취소 지연제두 제도를 운용한다. ‘대기 순번제는 수강정원이 도달했을 시 대기 번호를 부여하는 것이다. ‘취소 지연제는 잔여석이 발생하면 일정 시간 이후 신청 가능할 수 있게 해준다. 고려대학교는 우선순위 기반 사전 수강 신청을 도입했다. 원하는 강의 1순위를 매기고 잔여석 발생 시 차등 추첨한다.

 

 거래 방지는 성공했지만, 강의 매매의 원인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문제점도 있다. 학과 제도가 잘 마련된 경우와 달리, 일부 학과는 개별 학년 수강 신청 날 신청 가능 여석이 한 자리인 경우가 있었다. 경쟁이 치열한 중핵에도 문제가 있었다. “나만의 게임 만들기가 수강 신청 후 교수 사정으로 폐강된 것이다. 한 개 과목의 폐강이지만 분반이 두 개나 있었고, 마땅한 대처도 없었기 때문에 타격이 더욱 컸다.

 

강의 매매는 여석 부족 문제에서 발생한다. 거래는 불법이지만, 웃돈을 주고서라도 수강하고자 하는 학생의 심정을 나무랄 수 있을까? 학생들의 의식 개선과 학사팀의 제도 도입은 매매 행위만 방지할 뿐 원인을 고칠 수 없다. 학과와 학교 차원에서도 여석 확충처럼 확실한 해결법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 첫걸음을 내디딘 만큼 점차 개선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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