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선이자 출발선에 서 있는 우리는 4학년입니다
결승선이자 출발선에 서 있는 우리는 4학년입니다
  • 김은총
  • 승인 2024.06.21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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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가 올라가는 시점, 2024학년도 1학기가 끝난 상태일 것이다. 이 말은 곧 21학번인 본인은 4학년 1학기가 끝난 셈이다. 이번 학기가 어땠냐고 묻는다면 여느 때와 같이 치열했고 그 속에서 동기들과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다고 답할 것이다. 4학년이라고 갑자기 바뀐 는 없었다. 물론, 주위의 시선은 조금 바뀌었다.

 

| 사회가 정한 끝과 시작

누군가를 만났을 때 대화 주제부터가 달라졌다. 이 전까지는 방학에 어디를 놀러 갈지, 요즘은 무엇이 유행인지와 같은 가볍고 흥미로운 대화에서 토익 목표 점수는 몇 점이며, 방학 중 인턴을 찾아본다거나 포트폴리오를 제작한다는 등 마음 편히 손 놓고 있을 시기가 아님을 언급해 준다.

이렇듯 4학년이라는 이유로 우리는 반타의적으로 세상에 뛰어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중에는 아직 준비가 덜 된 사람도 있을 것이 분명하지만, ‘4학년이라는 이유로, ‘졸업 전이라는 이유로 사회는 편의를 봐 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서 말하는 편의4학년이라면 뭐라도 이뤄내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감이다.

 

| 같은 시기이지만 다른 출발선

모두가 4학년이라는 이유로 같은 길을 갈 필요는 없다.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지만 본인만의 타이밍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본인은 아직 취업에 생각이 없다. 누군가는 철이 없다고 하겠지만, 취업보다 하고 싶은 게 많이 남아있다.

이번 학기 교내 글로벌빌리지 생활관에 거주하며 외국인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 그들과 비슷한 나이지만 사고방식은 다름을 느꼈고 조금만 더 언어가 원활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깨달음을 토대로 휴학 후 영어 공부를 확실하게 하고 싶다고 결심했다. 취업을 위한 토익 점수 달성이 아닌, 외국에 혼자 나가서 살 정도의 영어 실력을 위해서 말이다. 이 기간이 얼마나 길어질지 장담은 못 하겠다.

비슷한 처지의 4학년 친구 또한 한 학기를 남겨두고 전공과 다른 분야의 공부가 하고 싶어 고민 중이라고 했다. 저학년이었다면 바로 실행했을 일을 4학년이라는 이유로 남들보다 취업 준비가 늦어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이렇듯 전에는 관심 없던 일이 뒤늦게나마 생기는 경우가 있지만, 새로 시작하기에는 졸업과 취업이 늦어질까 두려움이 앞서는 경우가 크다. 하고 싶은 일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박수받아야 할 아직 20대 초 · 중반 학생들인데 말이다.

 

| 4학년이 되기까지...그리고

대학교 입학 후 누구나 겪게 될 4학년이지만 4년이 절대 쉽지만은 않았다. 코로나 감염병으로 인해 1학년을 동기들 없이 집에서 보냈다. 이 시기를 캠퍼스에서 보냈다면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럼에도 엄격한 교수님 아래 힘들었던 과제들과 시험 기간 밤샘 공부, 새벽 다섯 시까지 술을 마셨던 기억, 팀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경험, ·후배와 공모전을 준비했던 날들, 같은 소속이라는 이유로 함께 떠났던 학과 MT, 모두가 즐기며 참여한 학술제, 발로 뛰며 취재했던 기사들 등이 기억에 남는다.

성적이나 결과가 아닌 열정적이었던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보는 이들이 훗날 어떤 직업, 어느 직장에 들어갈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순천향대학교에서의 4년이 헛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매 순간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4학년이라 불안하겠지만 4학년이라 되는 일들도 있다. 무슨 결정이든 소신 있는 선택을 하는 마지막 학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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