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의 시작, 비교문화 타파의 필요
불행의 시작, 비교문화 타파의 필요
  • 정재겸
  • 승인 2024.06.14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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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근거지’로 알아보는 비교문화

최근 뉴스에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개근 거지’ 사연이 화제가 되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초등학생 자녀가 친구들로부터 ‘개근 거지’라고 놀림을 받았다는 것이다. ‘개근 거지’란 학기 중 체험학습을 가지 않고 꾸준히 등교하는 학생들을 비하하는 신조어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학기 중 체험학습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마치 ‘부의 지표’처럼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우리 사회의 비교문화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SNS를 통해 심화되는 비교문화

이러한 비교문화는 SNS가 필수인 세상이 되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SNS 속 타인의 즐거워 보이는 일상을 부러워하고, 자신의 현실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SNS의 특성상 더 나은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게 되는 이른바 ‘상향 대조’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것이 과하면 우리의 정신이 피폐해지고 현실에 대한 불만족이 늘어간다. 급기야 “나는 왜 이런 삶을 사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며 자신을 인생의 패배자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일등주의 사회의 전승

SNS의 활성화로 비교문화가 심화된 것도 맞으나, 사실 이러한 문화는 우리 사회의 유구한 전통이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는 개인의 존재감을 상대적인 비교를 통해 측정하며 평가하는 풍토가 자리 잡았다. 그러다 보니 내면적이고 정신적인 가치보다 외형적이고 물질적인 척도로 사람을 판별하는 비교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타인과의 비교를 중시하다보니 치열한 경쟁의식을 갖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문화가 우리세대까지 전승될 동안 변한 것은 없다. 아니, 오히려 심화되었다. 어쩌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한국 사회의 현상인 셈이다. 이제는 비교문화와 순위에 집착하는 일등주의 병폐를 청산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불행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말이다.

 

진정한 행복을 좇기를

남과 나를 전혀 비교하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다. 리온 페스팅거의 사회비교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에 따르면, 실제로 사람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는 성향을 자연스레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왜 저렇게 살지 못할까"라는 수동적 비교는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비교의 방식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의 성공한 모습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배울 점을 찾는 능동적 비교를 통해 건강한 비교가 가능하다.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자잘한 외부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자아의 중심이 있어야 한다. 이 중심의 저변을 단단히 쌓아두지 않으면 주위 상황, 주변 사람에 좌우되기 마련이다. 자연스레 답습해온 사회의 기준으로 남과 나를 비교하지 말고, 자신만의 기준을 잡아보자. 자신의 위치에서 가장 합당한 목표를 찾고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해보자. 그런 다음에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는 것은 어떨까. 남들이 아닌, 본인이 인정할 수 있는 노력을 통해 '더 나은 나'로 성정하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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