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의 생존을 위한 대학 통합 물살, “학생들 설득이 우선”
지방대의 생존을 위한 대학 통합 물살, “학생들 설득이 우선”
  • 박소라
  • 승인 2023.12.2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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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본관 앞 대학 통합에 반대한는 경북대생들의 학과 점퍼가 쌓여있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경북대 본관 앞 대학 통합에 반대한는 경북대생들의 학과 점퍼가 쌓여있는 모습 (출처=연합뉴스)

지난 7일(목) 500명이 넘는 경북대 학생들이 학과 점퍼를 벗어 대학 본관 건물 앞에 놓으며 경북대-금오공대 통합 반대의 의사를 전했다. 이에 경북대 측은 "(금오공대와의)통합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히며 이에 따라 대규모 시위 또한 중단됐다. 경북대 총학생회는 11일(월) 정오 본관 앞에서 '학생 총궐기 겸 기자회견'을 열어 학교 측에 '학생 없이 결단·결정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대학이 통합되는 이유는?

대학 통합이 논의되는 곳은 두 학교뿐만이 아니다. 충남대와 한밭대, 부경대와 한국해양대 등 최근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대학 통합이 논의되고 있다. 그 이유로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매년 대학 지원자가 급감하면서 지방대가 심각한 재정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서 실시한 장래인구추계: 2022~2072에 따르면 2040년에는 대학 진학 대상인 18세 인구가 전국 4년제 대학 모집 인원의 75.5%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입생 수가 급감하면서 경영난을 겪는 대학들은 통합과 폐교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대학 통합 물살은 비수도권 지역 각 30개 대학에 5년간 1000억 원의 재정을 지원하는 '글로컬 대학 30' 사업 선정 이후 심화됐다. 올해 교육부에서 진행한 '글로컬 대학 30'에 선정된 10곳 중 4곳(부산대-부산교대, 충북대-한국교통대, 안동대-경북도립대, 강원대-강릉원주대)이 대학 통합안을 제시해 대학 통합만이 글로컬 대학 선정의 지름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교육부는 지난달 13일(월)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 대학에 선정된 대학이 통합에 실패할 경우 협약 해지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밝히며 지속적인 대학 통합 압박을 주고 있다.

 

대학 통합의 문제점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는 2017년부터 대학 통합을 논의하여 2021년 경상국립대학교로 통합됐다. 하지만 당시 많은 학생들이 학생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결국 대학 통합이 진행됐고 현재까지도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단과대 이전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대학 통합에 반대하는 이들은 현재 논의되는 대학 통합이 학내 구성원의 의견수렴 없는 일방적 통합이라고 주장한다. 부산대-부산교대 통합에 부산교대 학생들은 학생들의 반발에도 학교는 일방적인 통보 형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이들은 다른 학과 학생에 의해 초등 교사의 전문성과 특수성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하며 대학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 이처럼 대학 통합에는 여러 문제와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하지만 대학들은 문제 해결에 대한 명쾌한 방침으로 구성원들을 설득하기보다 당장 닥친 경영난에 대응하기 위해 성급한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의 생존이 걸려있는 만큼 대학 통합에 대한 논의는 계속해서 제기될 것이다. 대학의 일방적인 통합 통보보다는 구체적인 문제 해결안을 제시해 대학 통합이 대학과 학생 모두에게 유리한 해결 방안이 되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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