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쿠르드계 이란인 마흐사 아미니(22)가 사망했다. 마흐사 아미니는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지나치게 튀어나왔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연행된 뒤 심한 구타를 받았고 결국 혼수상태에 빠진 뒤 3일 후 사망했다. 이후 이란 곳곳에서는 여성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다.
시위의 규모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성들은 히잡을 벗은 채 거리를 함께 행진하고 “여성, 삶, 자유”, “독재자에게 죽음을”, “우리의 치욕은 우리의 무능한 지도자이다”라고 구호를 외치며 복장 규정을 거부하고 있다. 많은 남성, 학생, 어린이, 노동자 등도 아미니의 사진을 들며 뜻을 함께하고 있다. 이외에도 시위대는 전국 곳곳에서 상점을 파업하거나 SNS에 메시지를 업로드하며 정부의 뜻에 저항하고 있다.
작년에 취임한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히잡과 순결 칙령’을 발표하며 여성 인권을 탄압하고 단속을 강화했다. 이란 정부의 여성 인권 탄압은 전 세계로부터 비난받고 있지만 이란 정부는 시위대와 많은 사람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다. 이란 정부의 무력 탄압으로 현재까지 4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만 8000명 이상이 체포됐다. 지난 12일 월요일에는 시위 참가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남성을 크레인에 매달아 공개 교수형을 내렸다. 이후 추가로 1명이 사형에 처해졌으며 현재까지 11명이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이란 대표팀은 경기 시작 전 국가를 따라 부르지 않으며 자국의 반정부 시위에 연대 의사를 표했다. 유럽 배우와 정치인들도 머리카락을 잘라내는 모습을 통해 연대에 동참했다. 이란의 시위 연대는 LA, 런던, 파리, 로마, 스톡홀름, 서울 등 전 세계 각 도시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시위를 통해 전 세계에 이란 여성 인권의 현주소를 알 수 있었다. 마흐사 아미니의 목숨이 헛되지 않도록 이란 여성의 인권과 자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 참고 기사: 윤종석, 이란서 히잡 안써 체포된 여성 의문사…시위 벌어져, 연합뉴스, 22.09.17,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3444659